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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이것저것 꽤 욕심을 부렸던 10/11월이었습니다만, 주문해두었던 마지막 아이템이 마침내 오늘 도착했습니다. 88년작인 코믹스판 <황금의 전사 ICZER-ONE>으로, 히라노 감독의 그림에 컨셉 디자이너 모리키 야스히로(森木靖秦)가 함께 참여하여 만들어낸, 다소 특이한 풍경의 이크사 월드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B5사이즈의 묘한 판형으로, 종이 질은 좋은데 종이 두께가 있다보니 정작 내용은 그다지 많지 않은 듯 하군요. 내용은 이크사-1이 크투울프와의 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전후 사정은 대강 생략되어 있지만 크투울프의 손을 벗어난 이크사-1이, 이미 크투울프에 의해 점령된 이슈아(維珠阿)라는 별에 기억을 잃고 떨어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모리키 야스히로의 작업 스타일에 대해서는 OVA<흡혈희 미유> 외에는 썩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이 없는지라, 일견 새로워 보일 법도 한 분위기에 대해서도 그렇게 정이 가는 편은 아니군요. (OVA 미유의 디자인을 굉장히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그의 디자인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편이 맞겠습니다. 소설이긴 하지만 그래도 건담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놈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제오라이머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을 하고 있던 페넬로페 같은 것은 최악으로 치기도 하구요)히라노 감독의 만화 스타일은 고풍스런 면이 있는데다 캐릭터디자인 자체도 <닌자전사 토비카게>같은 구작을 연상시키는 부분들이 있는지라, 솔직히 말하자면 굉장히 촌스럽습니다.(얄짤없군) 게다가 이양반, 생각보다 일을 수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모양인지 이 <황금의 전사>도 그렇고 <이크사전설>도 그렇고 달랑 한권만 내 놓고 뒷 이야기는 진행시키질 않았습니다. 어쩌면 못한건지도 모르지만. '1부 완결'이라는 애매한 말만 남겨둔 채 어정쩡하게 마무리된 이크사 관련 코믹스들에 대해서는, 히라노 감독이 <이크사전설>의 후기에 장난처럼 슬쩍 흘려넣은 내용이 조금 마음에 걸리는데, '이러다 난 평생 이크사들한테서 못 벗어나는 건 아닐까'라는 요지의 대사였습니다. OVA의 전 이야기나, 후일담이나, 더 나아가서는 이크사-2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 내지는 신 캐릭터인 이크사-4까지 구상을 했던 흔적으로 보아, 나름대로는 이크사월드를 점점 더 확장시킬 의욕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계를 느끼고 은근슬쩍 봉인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이크사월드에 천착하고 있는 제게 있어서도 큰 호감을 주는 작품은 아닙니다만, 여러모로 의외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이 부분을 구상하면서 대체 어떻게 전개시킬 생각이었을까' 따위의 상상을 하면서 즐거워할 수도 있으니까 어쨌거나 소중한 컬렉션의 일부가 될 것임에는 틀림없을 겁니다. -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스타워즈 프리퀄이 생각나는군요. (에피소드 1이 되는 셈일까요?) 오늘도 새 아이템이 들어온 관계로 지난 포스트를 약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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