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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의 영화표를 정리하다 보니 '내가 이 영화를 왜 극장에서 봤지?'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 몇몇 보이곤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때쯤은 의외로 여자들과 영화를 보러 가는 빈도가 꽤 높았던 것 같다. 뭐 소위 말하는 능력좋은 남자라 그랬던 건 결코 아니고, 이때만 해도 혼자 영화를 보러 다닌다든가 하는 것은 상상도 못할 때였던데다 특히 성당 일 등으로 개인적인 고마움을 표현한다든가 아니면 밖에서 따로 만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든가 하면 의례껏 영화를 보여주는 정도 밖에 딱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긴 요즘처럼 혼자서 영화를 보는 일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로맨틱 코미디 따위를 보러 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사실 딴소리가 조금 긴 이유는, 앞의 <프렌치 키스>마냥 이 영화도 그다지 기억나는 내용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요즘은 액션배우로 확실히 각인된 키아누 리브스가 나오는 로맨틱 코미디이고, 이국적인 맛이 느껴지는 포도밭(음?)과 갈색 톤의 화면이 인상깊었다는 정도? (생각해보니 프렌치 키스에도 마지막에는 포도밭이 나왔군. 로맨틱 코미디는 포도나 와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인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힘이 느껴지는 안소니 퀸의 모습은 참 멋있었지만, 키아누 리브스는 그다지 로맨틱 코미디에는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는 <코드명 J>에서 나왔던 모습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해서... 뭐 항상 우주선과 기사와 괴물이 나오는 영화만 보고 살 수는 없으니 가끔 이런 영화를 보는 것도 좋긴 하지만, 요즘같아선 정말 극장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볼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사실이 괜히 마음 한편으론 묘한 기분이 들게 한다. 우울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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