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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이 비슷한 시기에 극장가에서 마주쳤다는 이유와 장르적 특성 때문에, 종종 <반지의 제왕>과 자주 비교되곤 하는 <해리 포터>시리즈. 첫번째 주자였던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해리포터의 세계를 처음으로 영상화했던 만큼 열띤 화제에 올랐던 작품. 텍스트와 영상과의 간극은 엄연히 존재하는 터라, 클라이막스 부분도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엔 약한 감이 있었던데다 퀴디치 경기 장면이 조금 실망스러웠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그래도 첫번째라는 데 힘입어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두번째였던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은, 속편이었기 때문에 구구절절한 설명을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여러가지 이유에서였던지 원작을 썩 잘 압축하지 못해서, 마치 갖가지 등장인물이며 사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가 자기 차례가 되면 쏟아져 나오기 바빴다는 인상마저 주었다. 앞으로의 길을 터 놓았다는 점과 눈에 띄게 업그레이드 된 퀴디치 경기 장면의 액션이 훌륭했다는 점이 이 작품의 미덕이었던 듯.그리고 올 여름, 영화판 세번째 시간이 돌아왔다. 앞으로 최소한 일곱편 이상 제작될 것이 거의 확정적인 때문인지, 세번째 작품부터는 감독을 교체하는 방법을 택했다. 3편의 감독은 <위대한 유산>의 알폰소 쿠아론이 맡았는데, 확실히 아동용 영화감독이라는 인상이 짙은 크리스 컬럼버스에 비해서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원작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갈수록 어두워져 가는 해리포터의 세계에서, 가장 사악하고 음울한 생명체인 '디멘터'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3편이야말로 지난 두 작품보다는 확실히 어두운 분위기가 필요했을 테니까. 생각했던 것 보다 원작을 압축하는 방법도 과감해졌고, 화면의 질감조차도 훨씬 암울해진 것이 느껴진다. 두시간 반 정도 되는 러닝타임도 힘겹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고 본다.(2편을 볼 때는, 솔직히 조금 힘들었다) 게다가, 잘라내고 잇고 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던 2편에 비해서 편집도 깔끔하다는 인상이었다. (요즘 몇몇 영화들은, 난데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편집도 보이곤 해서...) 난다긴다 하는 제작업체들이 달라붙는 영화이니만큼 특수효과는 흠잡을 만한 데도 없고, 궁금했던 히포크리프 벅빅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표현되었다. 3편을 대표할만한 간판 캐릭터(크리쳐)라고 해도 될 듯. 메인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디멘터 얘기도 좀 해야겠는데... 반지의 나즈굴과 비슷하다는 얘기들도 많이 나올 만 하지만, 그것은 이미 소설부터 예상되었던 것이니 신경쓰지 않는 편이 낫겠다. 나즈굴이 하늘로부터 가득 덮여오는 압도적인 공포감을 자극한다면, 디멘터는 사람을 속부터 싸늘히 얼어붙게 만드는 공포감을 준다는 점이 다르다고나 할까? 확실히 그런 것들이 느껴졌고,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늑대인간의 경우는 앞짱구에 비루먹은 개 같은 느낌 때문에 우습게 보이기도 하지만, 도식적인 늑대인간의 모습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다는 데 오히려 점수를 주고 싶다. 어쩐지 실제로 만난다고 가정을 해 보면 흔해빠진 늑대인간보다 더 무서울 것만 같다. 다만 이번 편 자체를 상징할 수 있는 키 비주얼의 부재가 아쉬운 부분인데, 이번 편에서는 호그와트의 시계탑이 가장 돋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거대한 시계추나, 시계의 커다란 부속들을 넘나드는 카메라 워킹이 눈에 띄었다. 배우 쪽으로는, 주인공 세 사람이 너무 성숙했다는 것 때문에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긴 하지만, 다들 근사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 듯 해서 보는 사람이 다 흐뭇한 기분이었다.(대체 왜 내가...) 모쪼록 계속 세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10년 가까이 한 영화 시리즈에 매달린다는 것이 분명 개인에게 행복한 일은 아닐것 같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조연 쪽으로는 일단 원 덤블도어였던 리처드 해리스의 인상이 워낙 강해서, 새 덤블도어인 로버트 갬본의 이미지가 거슬리지는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럭저럭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루핀도 애당초 생각했던 것 처럼 무난한 편이었고.(스네이프와 동기로만 보일 수 있다면 사실 당초 루머대로 이완 맥그리거가 맡았어도 좋았을 텐데) 예고편 때만 해도 게리 올드만의 시리우스는 뭔가 좀 불만이었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굉장히 잘 어울린다. 그가 표현하는 '광기'에 대해서는 사실 이견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 (예전에 주장했던 대로 마이클 윈코트가 맡아줬어도 좋긴 했겠지만 이건 어림도 없는 얘기고) 스토리 압축을 잘 했다는 얘길 했는데, 개인적으로 애착을 가졌던 부분들의 삭제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도 있다. 해리라는 캐릭터가 점점 비틀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따위 가정에서 처음부터 자란 애가 심성 곧고 마음 착하게 자랐다는 설정이야말로 정말 억지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든 마법적으로든 해리에게 유일한 집이랄 수 있는 버논 가에서 벗어나, 대체할만한 가정을 제시할 수 있는 또다른 '아버지(대부)'의 등장은 해리의 장래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태어나서 줄곧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다가, 한동안은 부모를 죽게 만든 배신자로 알고 있다가,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한 또다른 '보호자'의 출현이었기 때문에, 시리우스의 일거수 일투족은 좀 더 꼼꼼히 표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조우가 좀 더 가슴뛰게 보였으면 좋았겠다라든가, 호그스미스 방문을 허락하는 대부의 서명 같은 부분들이 표현되었으면 좋았겠다라든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 모양이다. 그리고 왕년의 친구들이 어떤 관계였는가 적절히 설명할 수 있는 소도구였던 지도에 대한 설명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제임스를 둘러싼 네 친구들이 아니마구스였다는 설명을 누락시킨 것은 다소 치명적이다. 원작을 읽은 사람이라면 모를까, 해리가 왜 하필이면 페트로누스로 사슴을 만들어냈는지 이해할 수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마치 모노노케히메를 연상시키는 비주얼 모방의 혐의까지) 약간의 아쉬움은 일단 제껴두고, 결론적으로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갈수록 텍스트 분량이 늘어나는 해리포터의 영화화가, 과연 앞으로도 성공적인 압축과 편집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흥미가 간다. 그리 지루하지도 않았고 즐거웠으며, 해리포터 시리즈의 새로운 가능성도 충분히 엿볼수 있었다는 정도로 일단은 정리할까 한다.(그리고 점점 아름답게 성장하는 헤르미온느를 보는 일은 정말 좋구나라는 생각도...) 사실 해리포터 시리즈는, '1년에 한번 정도는 함께 영화를 보자'고 동생과 약속한 작품인지라, 개인적으로는 가족과 관계된 작은 이벤트이기도 하다. (스케쥴을 맞추다보니 관심도에 비해 관람을 늦게 하게 된 셈)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나중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몇년에 걸쳐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도 훗날 분명 기억에 남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가지만 더 덧붙이면, 역시 겨울에 봐야 제 맛인 해리포터라고 생각은 하지만... 계절이야 어찌되었건 존 윌리엄스의 미키마우싱을 러닝타임 내내 체험할 수 있다는 건 내겐 행복한 일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사족을 달면... 해그리드가 상처입은 말포이를 데리고 가는 장면에서, 문득 공주님 안기라는 단어가 생각나버렸다. 갈수록 태산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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