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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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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를 기해 엠바고가 풀린 관계로 정리하는, <맨 오브 스틸>의 감상이다. 단상의 나열 형식으로 늘어놓았던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적어 볼까 한다. (늘 그래왔듯이 내용 누설은 피하고 있으나, 영화 내용에 대한 직간접적인 정보가 있을 지 모르니 사전정보에 민감한 분들은 피해 가는 것도 좋겠다)영화는 널리 알려졌듯이 슈퍼맨 시리즈의 '리부트'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슈퍼맨의 기원이나 고향인 크립톤의 이야기 등은 최소한 영화판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소 궤를 달리 한다. (기존 슈퍼맨 영화는 이하 '도너 판'으로 적는다.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역시 도너 판의 연장선으로 본다) 먼저 굳이 의외라고만 적지 않고 의외의 '감성'이라고 했던 것은, 단지 설정이 바뀐 데 그치지 않고 이로 인해 도너 판과는 다른 감정으로 접근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소 분위기 위주로 흘러갔던 도너 판의 크립톤과 달리 <맨 오브 스틸>의 크립톤에선 좀 더 사람 사는 동네 같은 느낌이 있달까. 행성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이나 정치적인 알력 또는 각 세력이 취하는 나름대로의 당위성도 보여주고 있으며, '부모'로써의 조 엘과 라라의 입장도 좀 더 미묘하게 조정이 되어 있다. 얼핏 보면 도너판 1,2편의 축약판 같은 인상을 줄 지 모르지만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이나 그 관계 자체에 대한 접근도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가장 중요한 로맨스를 이루는 로이스 레인과의 인연도 풀어나가는 방식의 앞뒤를 바꾼 인상인데, 급작스런 진전이 당위성을 가지게 되는 과정도 그렇고 도너 판을 비롯한 기존 슈퍼맨 작품에서 흔히 우스개가 되곤 하는 설정을 살짝 뒤집은 점 또한 나쁘지 않다. 비교적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이 배역을 맡은 덕도 있겠지만 슈퍼맨의 양부모인 조나단과 마사 켄트 역시 한발짝 물러서서 자식 걱정을 하는 노쇠한 부모 이미지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슈퍼맨의 캐릭터 형성에 개입하는 느낌이다. 익히 알려진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본편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완급 조절이 조금 투박하긴 한데, 시각적인 만듦새와 스케일이 그걸 만회한다. 도너 판의 많은 주변설정을 아예 버리고 가면서도 어떤 대목에선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마음 속에 남아 있는 도너 판의 감흥이 되살아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쉬움이라고 한다면 '아, 여기서 존 윌리엄스의 오리지널 테마가 나와줘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는 게 첫번째다. 한스 짐머는 훌륭한 영화음악가이고 <맨 오브 스틸>에서도 훌륭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효과 때문인지 존 윌리엄스의 부재가 아쉽게만 느껴진다. 이건 사실 그리움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며, 한스 짐머가 떨어진다는 게 아니라 존 윌리엄스가 성취한 경지가 너무 높은 것이다. 두번째 아쉬움이라고 한다면 <슈퍼맨 리턴즈>가, '이래서 잘 풀리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마음 한편으로 계속 하게 되었다는 점.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맨 오브 스틸>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슈퍼맨 리턴즈>에 대한 아쉬움일 것이다. <슈퍼맨 리턴즈>는, 팬보이 필름이라는 면에선 성찬이라 할 만한 작품이었고 도너 판 슈퍼맨의 정통 속편이라는 입장을 취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나, <맨 오브 스틸>을 보며 생각해 보니 그 '속편'이라는 입장이 작품의 한계를 만들어버렸던 셈이다. <슈퍼맨 리턴즈>를 통해 브라이언 싱어가 보여준 '도너 판 슈퍼맨을 계승하는 싱어의 슈퍼맨'의 진가는 분명 한편 정도가 더 나왔어야 가늠할 수 있었을 테지만, 그 기회를 만들지 못할 정도로 지루했던 게 사실이며(내가 좋아하고 않고와는 별개로), '도너 판 2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다 보니 한 편으로 강하게 어필해야 할 많은 요소를 포기하거나 미룬 탓일 터다. <맨 오브 스틸>을 보면서 안도감이나 뿌듯함을 느낀다는 건, '최소한 이 정도면 한 편으로 끝나진 않겠구나'라는 인상과 함께 다음 뿐만이 아니라 더 큰 그림까지도 펼쳐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액션의 비중이 큰 작품이며, 속도감과 스케일이 맨몸으로 합을 주고받는 슈퍼히어로 중에서는 유래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보니 특히 후반은 격정적인 연출이 시종일관 이어지는데, 그 스케일을 뒷받침해주는 '힘' 자체의 강력함 때문에 의외로 열을 올리며 몰입하기보다는 살짝 객관적이 되기도 한다. 사람 따위가 개입해서 뭘 어쩔 수 없는, 말 그대로 신들끼리의 몸싸움을 먼 발치에서 멍하니 바라보는 기분이랄까. 건물 한두개 쯤은 우습게 박살내고 무너뜨려 가며 벌이는 클라이막스의 몸싸움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느끼는지가 이 작품의 호오가 가장 쉽게 엇갈리는 지점이 아닐까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지루하다고 느낄 법도 하나, 난 좋았다. 첫 단평에서 <배트맨 비긴즈>를 언급했는데, 같은 DC 코믹스의 영화화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나름대로는 여러가지 의미가 좀 더 들어가 있다. 액션의 스케일이나 넘치는 힘의 정도는 황당할 정도로 확장되었으나 시종일관 진지한 이 작품은 놀란 판 배트맨과 붙여 놓아도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 같고, 'DC는 이렇게 방향을 잡으면 되겠다'는 막연한 인상마저 준다. 어차피 현실에 몸 붙이고 누구나 공감할 만한 고민으로 일관하는 마블과 같은 방식으로 갈 게 아니라면 DC는 이렇게 하나씩 풀어가도 되겠구나 싶다. 솔직히 한편으론 <그린 랜턴>이 진작 이렇게 나왔으면 좀 좋았겠느냐는 생각도 했다. 개인적으로 <배트맨 비긴즈>급이라는 표현은, 좋은 의미와 살짝 아쉬운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 <배트맨 비긴즈>의 인상이 처음부터 미칠듯이 좋았던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트맨 비긴즈>는 <다크 나이트>라는 걸출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작품이다. <맨 오브 스틸>은 여러가지 면에서 차후를 안정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렸고, 캐릭터 자체는 물론 DC세계관을 확장시키는 데 있어서도 괜찮은 밑그림을 그려놓았다. 이제 남은 건 이 작품이 얼마나 호응을 얻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인상을 받을 지의 여부를 기다려 보는 것이다. 내겐 그 어느때보다 흥미진진한 기다림이 아닐 수 없다. (중요한 내용을 피해가면서 복잡한 감흥을 정리하려고 하니 여느때 이상으로 장황한 글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단평이랍시고 적어놓은 어제 글에 정리하고 싶었던 내용은 다 들어가 있다는 걸 생각하면... 솔직히 실패한 글이다. 그저 길기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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