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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처음 벗의 집에서 불법복제 테잎으로 본 것은, 정말 인생을 통틀어 손으로 꼽을만큼 불쾌하고 무서운 경험이었다. 복사에 복사를 거듭한 그 걸레같은 화질은 에일리언의 타액을 매우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던 모양인지, (액체도 아니고 고체도 아닌 묘한 상태의 덩어리;) 비디오 보고 나서 어머님께서 만들어주신 김치빈대떡을 거의 건드리지도 못했던 것을 보면 어지간히 데었던 모양이다. (사실은 거의 토할 지경이었다) 고어영화 등을 전혀 본 적이 없는 내게 에일리언은 당혹스러우리만치 불쾌한 영화인 것이 당연할 법도 했다. SF라면 다 스타워즈같은줄 알았는데, 에일리언의 타액이나 체액이나(닿으면 녹는다구! 하긴 1편 봤으면 기절했을지도 모르지) 하다못해 인조인간 비숍마저도 입에서 우유(?)를 뿜어대질 않나... 으으으. 나중에 극장에서 볼 때 생각보다 산뜻한 색감과 좋은 화질을 보며 나도 모르게 안도했던 기억이라든가, 고등학교때 무삭제판의 비디오로 보았을 때의 기억 등이 이리저리 얽혀 있어서인지, 솔직히 말하면 <에일리언 2>는 정확히 언제 보았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영화표도 분실했으니 그때 함께 보았던 친구라도 찾아내지 않는 한 확인할 방법은 없다) 참 이상한 것은, 난 이 영화를 분명 여름에 본 것 같은데 이리저리 정황을 따져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87년 1~2월경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럽고 역겨웠던 첫 인상부터 시작해서, 액션에 열광하는 단계를 지나, 지금은 매우 좋아하는 영화가 되었다. (어쩌면 인성의 변화 단계를 보여주는 것인지도... 확실히, 시거니 위버가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미술상 후보로 <에일리언 2>가 거명되면서 우주선이 등장할 때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이미 그때부터 좋아하는 쪽으로 돌아서 있었던 셈이군)생각해보니 메카닉들의 탁월한 디자인도 그렇거니와, 빌 팩스턴의 "Game over man, game over!"나 시거니 위버의 "Get away from her, you bitch!"라든지, 요상한 매력을 풍기는 인조인간 비숍이라든가 당시 여학생들의 가슴 깨나 설레게 만들었던 마이클 빈, 반면 남학생들을 활활 타오르게 만들기에 충분한 파워로더와 에일리언 퀸의 대결, 제임스 호너의 쾅쾅거리는 쇳소리 사운드 등등... 아기자기한 추억도 잔뜩 담고 있는 영화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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