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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지] 반칙왕
송강호가 처음으로 원톱 주연을 맡았던 작품 <반칙왕>의 전단. 어느 연예영화 관련 프로그램 인터뷰에서인가 송강호를 인터뷰하며 '쉬리와 공동경비구역 JSA로 연이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셨는데...'라는 식으로 운을 떼니, 웃으며 '히트작이라면 반칙왕도 쳐 주셔야죠'라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장진영이라는 배우를 처음 만난 작품이기도 하다.
소심하고 유약한 샐러리맨이 밤에는 복면 레슬러로 활동하며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가는(듯도 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 <반칙왕>에서 대호가 쓰고 나왔던 복면은 어떤 아이콘 같은 것이 되어, 요즘도 이런 복면을 보면 반칙왕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곤 한다. (실제로 얼마전 버스에서 본 모 수능학원 광고에도 패러디가 되어있었다) 전단의 분위기를 보면 원색 위주의 배색이나 홍보 문구의 변칙적인 시도 등 당시 기준으로는 꽤 키취적인 취향을 집어넣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진중한 느낌도 드는 걸 보면 확실히 유행이나 기준은 변하기 마련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직 풋풋한 느낌의 장진영의 모습이 제대로 실린 면. 송강호가 조금 변화한 자기 속내를 내비칠까말까 한 부분에서 뭔가를 줍기 위해 옆으로 쪼르르 달려가던 장면이나 막판에 비어있는 병실 침대를 보며 허탈해하는 표정 등이, 지금 생각해보면 아직 설익은 듯한 장진영의 모습과 어울려 살갑게 다가오기도 한다. 송강호와 장진영 외에도 박상면, 정웅인, 송영창, 이원종, 장항선, 김수로, 신구... 다시 보니 이 작품도 배우들의 면면이 상당하다.
전단은 총 8면으로, A4사이즈를 반으로 접어 중철을 한 소책자 형식. 요즘은 어지간해선 중철 같은 번거로운 짓은 잘 하지 않는 추세다. 전단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시대적 특성 같은 걸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로운데, 특히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반칙왕>, 복합문화상품으로 탄생!'쪽에 집중된 홍보내용 등이 그렇다. 사이버 마케팅, 홈페이지를 강조한 내용, 어어부프로젝트를 내세운 인디음악과의 조우, 만화 전개, 이때쯤 많이 볼 수 있었던 스타일의 캐릭터 등이 나열되어 있다. 겉표지에는 www.foul.co.kr이라는 URL과 함께 '천리안 go 반칙왕'이라는 내용이 함께 적혀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VT기반의 통신이 아직 매우 유효했던 시절의 흔적인 셈이다. 굳이 이런 내용적인 면을 떠나서, 분명히 제각각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때 즈음의 전단들을 모아놓고 보면 묘한 동질성 같은 게 있다. 아마 모르긴해도 요즘 전단을 한 10년쯤 후에 함께 훑어보면 나름대로의 비슷한 느낌 같은 걸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 올린 <오버 더 레인보우> 전단과 마찬가지로 장진영의 출연작 전단을 찾다 발견해서, 함께 올려본다.
by EST | 2009/09/04 15:16 | 전단지 스크랩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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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Dark Side of.. at 2009/09/04 15:56

제목 : 그녀의 발견, 반칙왕
작년에는 이른바 "놈놈놈"이 -비록 전설의(?) "디 워"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논란이 되었던 듯하다.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놈놈놈"을 통해 호러, 누아르, 웨스턴(?)의 충실한 장르 영화를 만들었던 김지운 감독이지만 내게 그 이름은 아직도 한국산 장르 영화의 대변자라기보다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의 경계 사이를 줄타는 뜬금없지만 기막힌 타이밍과 센스의 동의어랄까나. 뒤의 그 셋보다는 앞의 둘인 "조용한 가족"과 "반칙......more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9/09/04 15:21
처음엔 노란 송강호 얼굴과 파란 헤드락이 같은 사람인 줄 알았다지요
Commented by 시대유감 at 2009/09/04 15:41
개그영화라고 생각했었는데 마지막 시합 장면은 꽤 본격적이어서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09/09/04 22:48
개인적으론 결말이 좀 맘에 안들었던...
Commented by ghong at 2009/09/05 01:26
이제 보니 빨강노랑파랑을 참 겁없이 쓴 전단지일세...
Commented at 2009/09/05 11:3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EST at 2009/09/06 02:08
계란소년// 전 다시 보면서도 잠깐 그렇게 생각했답니다.

시대유감// 송강호가 직접 소화했다는 아크로바틱한 시합 장면은 아직도 정말 믿어도 되는걸까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고, 사실 김수로는 어디서 진짜 레슬러를 데려온 줄 알았었습니다.

나이브스// 열렸다면 열린 결말이고 모호하다면 모호하지만 원래 무언가 화끈하게 변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생각한다면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 그래서 저도 맘에 든다고는 못하겠습니다만 크흑.

ghong// 전단 디자인을 아마 ㄱㅇ이형이 하지 않았었나요? 기억이 가물가물.

비공개// 저도 덧글을 이제사 봤습니다. 어떻게 될 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덧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Commented at 2009/09/07 17:34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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