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가늘고 길게
by EST 이글루스 피플 2006 이글루스 TOP 100 2007 이글루스 TOP 100 2008 이글루스 TOP 100 2009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 100 2011 이글루스 TOP 100
이글루 파인더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위장효과// 한때 덕질의 ..
by EST at 09/24
한참 덕질 시작할 때라 \..
by 위장효과 at 09/23
TokaNG// 실은 저도 IM..
by EST at 09/21
메뚜기떼가 쓸어간 듯이..
by 天照帝 at 09/20
저도 서울 올라가면 홍..
by 태천 at 09/20
앗....도구류는 지금도..
by 나르사스 at 09/20
북오프 폐점을 겪고 나니..
by rumic71 at 09/20
알고 지낸 시절이 그 만큼..
by 나이브스 at 09/20
...재료들이 아주 그냥..
by 天照帝 at 09/20
서울 처음 올라왔을 때,..
by TokaNG at 09/20
최근 등록된 트랙백
아이다
by ☆드림노트2☆
<근조> 로오쟈 사망.
by ☆드림노트2☆
[전단지] 닥터 스트레인지
by Light . Make . Enjoy
제국의 압도적인 물량의 ..
by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LEGO] 40125 산타의 방문
by Light . Make . Enjoy
배트맨 v 수퍼맨
by ☆드림노트2☆
배트맨 대 슈퍼맨 봤습니다
by Light . Make . Enjoy
[전시회] 2016 하비페어..
by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연말에 볼만한 애니메이션
by Light . Make . Enjoy
저도 건담 발바토스
by Light . Make . Enjoy
[렛츠리뷰] <디자인 마인드>- 양요나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디자인 마인드>는 디자이너를 위한 책은 아니었다. 제목 위에 작게 적힌 한줄에 요약되어 있듯이, 구체적으로는 '성공을 꿈꾸는 직장인의 특별한 자기계발'에 관한 책이다. 직장에서 디자인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하며 디자이너를 상대해 본 적이 있는데 무언가 소화불량에 걸린 것 처럼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험이 있다든가, 막연히 디자인이라는 단어로 인해 어딘가 전문적인 영역을 침해하는 건 아닌가 싶어 자신의 아이디어를 원활하게 제시해보지 못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면서 무릎을 칠 만 하다.

이 책에서는 디자인이 단순히 디자이너만의 영역이 아니라고 말한다. 세 장으로 나누어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구체적인 디자인 분야의 사례들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 디자인이란 단순히 괜찮은 그림을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주제로 꾸몄다. 직장생활에서 누구나 한번쯤 해 볼 수 있는 생각과 경험 등을 부드럽게 풀어내는 동시에, 디자인이라는 영역 자체가 전문 디자인 업무가 아닌, 누구나 생각해내고 접근할 수 있는 개념이라 말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전문적인 기술이나 툴을 다루는 능력이 디자인의 전부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이며, 그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인 셈이다.

'직장인들을 위한 자기계발서'라고 앞서 밝히긴 했지만, <디자인 마인드>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이 반드시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작업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동시에 원론적인 데서부터 접근하고,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닌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배려나 작업 자체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은 디자이너라면 당연히 알고 있고 실천해야 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 현실이 그렇던가. 학생때부터 연습장에 자신만의 스케치와 아이디어를 그려내는 과정보다는 일단 책꽂이에서 '아메리칸 쇼케이스'를 꺼내 과제에 적당한 그림(쉽게 말해서 '베낄 그림')을 찾는 과정에 익숙한 디자이너라면, '이 정도는 디자이너라면 기본이지'라며 슬그머니 흘려보낼 수 만은 없는 내용들임에 틀림없다. 한마디로 적잖이 뜨끔할 거란 얘기다.

반면 조금 솔직히 적어보자면, 쉽고 부드러우며 때로는 살짝 강한 어조마저도 긍정적인 <디자인 마인드>는 분명 디자인이라는 영역을 기웃거리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출할 만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동기부여를 할 만한 책이지만, 디자이너 입장에서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직장인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워주기 위한 표현이라곤 하나 가끔씩 실제 현장업무 경험을 떠올리면서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날 만한 부분들도 적잖게 포진하고 있고. 행간을 읽다 보면 좀 지나치게 디자이너를 '기술직'으로 오해하게끔 유도하는 건 아닌가 싶어 걱정스런 부분들도 있다.

이쪽 일을 하다 만나는 클라이언트 유형 중에 꽤 두려운 부류가 있는데, 일단 '저흰 아무것도 모르니 알아서 잘 해주세요'가 있다. 일견 날 믿고 많은 것을 맡겨준다는 신뢰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잘못 걸리면 큰일난다. 가시 없는 장미는 없는 법, 알아서 잘 해달라는 말에는 결과물이 시원찮으면 다 네 책임이다라는 무서운 함정이 도사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자기 의견이 없는 클라이언트란 절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으며, 대개 자신들이 자각을 못 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쪽은 <디자인 마인드>를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어떤 식으로 표출할 것인지에 대한 팁을 얻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 한가지가 '선무당'이다. 아예 잘 모르는 클라이언트라면 방향을 잘 잡고 설득해 가며 함께 고민할 여지라도 있지만, 어설프게 아는 클라이언트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다. 예전에 어떤 신부님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책을 한권도 읽지 않은 사람은 정말 상대하기 어려운데, 그보다 더 어려운 상대는 바로 책을 딱 한권만 읽은 사람이다. 헌데 그 책을 딱 한권만 읽은 사람이 신념까지 갖추고 있다면 더더욱 어려운 상대가 된다'라는. 잠깐 삼천포로 빠졌다 돌아오긴 했지만 내 입장에서 보는 <디자인 마인드>는 어떤 의미에선 양날의 칼과도 같은 책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동시에 아이디어로 충만한 사람이 이 책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반면에 이 책 하나로 디자인 전반에 득도(?)한 괴물 클라이언트도 생겨날 수 있다는 얘기랄까. 같은 풀을 먹어도 젖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된다는 옛 말처럼,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소양과 그릇에 따른 문제일 것이다. <디자인 마인드>의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고 요약할 수 있는, '디자인이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이미 누구나 하고 있다'라는 것과 그렇다는 전제 하에 디자인 자체를 우습게 보는 것에는 몇만광년의 괴리가 있는 것이다.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디자인 마인드>에 담긴 내용들을 간과할 수만은 없는 것이, 앞서 쓴 것처럼 디자인에 접근하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원론적인 이야기를 알기 쉽게 적고 있으며, 경력 좀 됐네 하는 디자이너들조차도 쉽게 잊어버릴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런 내용들에 있어서 전문 디자이너가 아닌 클라이언트에게서조차 허를 찔린다면 이 책의 본문 중 한 구절마따나 '전부 디자이너 책임이다'.

사족을 달자면 책 장정은 그리 맘에 들지 않는 편. 하드커버이기 때문에 내용의 볼륨에 비해 책이 무거운데, '자기계발을 위해서 이렇게 하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디자인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인지라 들고 다니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정도였어도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다. 젖소가 어떻고 독사가 어떻고 하는 조금 센 표현도 적은지라 노파심에 하는 이야기인데, <디자인 마인드>는 기본적으로 가벼우면서도 즐거운 책이다. 디자이너가 아니라면 디자이너입네 하며 도무지 알 수 없는 단어를 들먹거리며 중얼쏼라블라거리는 부류를 상대하는 데 있어서 절대 주눅들지 않고 경쾌하게 아이디어를 개진할 수 있는 좋은 팁을 제공하고 있는 동시에, 디자이너라면 자신이 상대해야 할 선무당들이 이런 범위의 내용을 통해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는 정도를 미리 알아두고 대처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흥미로운 책이다.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신 이글루스에 감사드린다.

(시공사/ 양요나 글)


렛츠리뷰
by EST_ | 2008/03/23 00:37 | 서적/미디어 | 트랙백(1) | 핑백(1) | 덧글(3)
트랙백 주소 : http://est46.egloos.com/tb/173034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도서가격비교 와비 at 2008/06/28 21:32

제목 : 천국의 책방님에 의해 도서가격비교 와비에서 베스트 ..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디자인 마인드는 디자이너를 위한 책은 아니었다. 제목 위에 작게 적힌 한줄에 요약되어 있듯이, 구체적으로는 '성공을 꿈꾸는 직장인의 특별한 자기계발'에 관한 책이다. 직장에서 디자인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하며 디자이너를 상대해 본 적이 있는데 무언가 소화불량에 걸린 것 처럼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험이 있다든가, 막연히 디자인이라는 단어로 인해 어딘가 전문적인 영역을 침해하는 건 아닌가 싶어 자신의 아......more

Linked at EBC (Egloos Broa.. at 2008/03/27 15:06

... tp://ddanzie.egloos.com/1804893) justine (http://justineh.egloos.com/4234430) EST_ (http://est46.egloos.com/1730343) [시체는 누구? 리뷰를 써주신 분 중 이노베이션 신화의 진실과 오해를 받으실 분] 잠본이 (http://zambony.egloos.com/1 ... more

Commented by 가고일 at 2008/03/23 00:56
이분 글은 다른 디자인사이트 칼럼으로 주로 접했는데

...일에 지쳐서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때 원론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좋은데 그때그때의 닥친 실무에서의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공염불이 될 소지가 높은 내용이더군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3/23 01:22
저는 머리 깎을 때 '알아서 깎아 주세요'라고 말한 다음, 마음에 안 들면 엄청 씹어요. (속으로만...) 뭐, 어떻게 깎아달라고 해도, 결국 똑같은 스타일이 되어서요.
Commented by EST_ at 2008/03/26 00:43
가고일// 초심을 되짚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대로 실무라는 차원에서 생각하면 공염불 내지는 선무당 만드는 책이 될 공산도 있지요. 뭐, 어떤 책이든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marlowe// 실은 제가 머리 기르기 전까지 딱 그랬습니다. 어떻게 해도 마음에 드는 머리를 만들지도 못하고, 관리는 더더욱 힘들더라구요. 어르신들께 다소 눈총을 받으면서도 머리를 기르기 시작한 이래로 최소한 제가 머리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아주 드물어졌답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


링크
rss

skin by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