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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라길래 뭔가 좀 작은 불이 났겠거니 했다가 한시간 반쯤부터 속보로 계속 나오는 숭례문 화재 현장을 식겁하며 보는 중인데,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참 막막하군요. 이제 불길 잡고 남은 불을 끄고 있는 모양인데, 이미 윗쪽은 다 붕괴되어 내려앉았고, 말 그대로 잿더미입니다. 전란 중도 아닌데 도심 한가운데 남아있는 유서깊은 문화재가 한순간에 타 없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뭔가 굉장히 을씨년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한편으론 스스로가 굉장히 초라해지는 듯한 기분마저 드는 것이, 정말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무슨 애국자도 아니고 문화재에 남달리 애정이 깊은 것도 아니지만, 태어나기 전부터 줄곧 남대문은 그 자리에 있었고 삼십수년동안 좋아하는 동네를 오갈 때면 어김없이 지나치던 곳이라 왠지 마음 한쪽이 덩달아 타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숯더미가 되어 내려앉아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모습이 마치 무슨 불길한 표징처럼도 느껴져서 더욱 우울해지는걸 보니 확실히 숭례문이 알게모르게 가까이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머리는 멍한 가운데 잠은 홀랑 다 날아가 버렸지만 출근을 위해 애써 잠을 청해야 하는 상황이 참 하릴없습니다. 에휴,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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