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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화면으로 처음 만나는 <가메라: 작은 용자들>은, 지난주에 감상한 <가메라 2 레기온 습래>와 마찬가지로 25일까지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열리는 '서울 애니마니아 영상제'의 상영작 중 한 편이다. 일본 괴수영화사에 큰 획을 긋고 3편으로 마무리된 평성 가메라 시리즈 이후 처음으로 만들어진 가메라 영화인데, 상당히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진 작품임을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다. 초반 갸오스 무리와의 접전을 통해 엿볼 수 있듯이 태생 자체는 평성 3부작에 기대고 있으나 이어지는 이야기라기보다는 패러렐 월드라 할 수 있고, 유혈이 낭자한 아드레날린 대신 어린이 영화 특유의 잔잔한 느낌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전체적으로는 고전중의 고전이 된 < E.T.>나 <먼 바다에서 온 COO>와 같은 '(순수한 어린이가 겪는)이종간 조우' 형식의 작품으로 보면 될 것이다.스토리상의 여러가지 요소들과 극의 분위기 때문에 다소 둥글둥글하게 만들어진 가메라인지라, 그 분위기부터 이미 평성 3부작과는 전혀 딴판이지만 만듦새는 결코 만만치가 않다. 나고야 시내에서 격돌하는 괴수들을 공중에서 내려다본 장면은 거의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하고, 고층빌딩을 마구 부수거나 타고 오르는 장면들의 밀도도 상당하다. 다만 귀여운 외계인을 연상시키는 가메라의 외모나 다소간 수트액터를 의식하게 만드는 악역 괴수 지다스의 체형 같은 요인들이, 진지한 실제감에 있어서는 다소 마이너스가 되긴 하지만 적어도 몰입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몇몇 장면의 완성도는 평성 가메라 3편인 <가메라 3 사신 이리스 각성>을 연상시킬 정도였으니까. 작품 자체는 앞서 적었듯이 '어린이 영화'라고 딱 못박아도 될 정도의 구성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런 면에서 보면 큰 줄기는 평성 시리즈보다는 소화 시리즈의 가메라를 의식한 것이 아닐까 싶다. 살짝 연출이 늘어지는 감도 느껴질 만큼 극 초반은 주인공과 주인공의 이웃들을 둘러싼 소소한 일상이나 주변 이야기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하고 있는데, 토오루와 친구들의 일상이나 식당을 운영하는 토오루 아버지와 이웃 아저씨들의 대화 장면 등에서는 상당한 생활감이 느껴진다.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은 토오루의 일상에 알에서 갓 부화한 가메라가 끼어들어온 뒤에도, 몇가지 해프닝이 벌어질 뿐이지 그로 인해 큰 사건이 벌어진다거나 하진 않는다. 괴수영화라기보다는 성장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달까. 하지만 가메라 특유의 날것스러운 흉폭함이랄까 하는 요소를 전혀 배제한 것은 아니었던지 이번 편의 악역인 지다스가 존재를 드러내면서부터는 조금씩 경직된 공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지다스가 인육의 맛을 알아버린 탓에, 굉장히 에둘러 표현하곤 있지만 다소간의 유혈 장면도 등장할 뿐더러 최소한의 표현으로나마 악역 괴수의 공포스러움을 체감시켜 준다. 먼 발치에서 고층빌딩을 부수는 풍경과도 같은 괴수가 아니라 직접 내 눈앞에서 사람들을 잡아먹는 악역 괴수의 모습은 단지 관객을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하거나 트라우마를 유도하는 역할이라기 보다는, 주인공 어린이에 감정이입을 시킬 만한 어린 관객들로 하여금 알게모르게 진지하게 몰입할 수 있는 영화적 장치가 아니었을까 한다. 평성 가메라 3부작에서 현실적이고 진지한 모습으로 일관했던 군부나 정치기관들의 모습이, 이 작품에서는 단지 '어른들'의 코드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어린이들이 '작은 용자'로 능동적이면서도 순수한 입장인 데 반해 이 작품에서의 어른들은 가메라를 지다스에 맞서 내세울만한 전력으로만 의식하고, 가메라의 회복을 위해 인파를 뚫고 달리는 아이들의 앞을 가로막으며, 그저 이곳은 위험하니 빨리 피하라며 그저 장애물로만 작용하고 있을 따름(또는 어린이들을 장애물로 인식)인데, 이 또한 미지의 생물과 어린이의 교감을 주제로 한 작품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토토(알에서 부화한 가메라에게 주인공 토오루가 붙여준 이름)'에게 힘을 줘야 해'라며 슬로우 모션으로 나고야를 향해 한줄로 걸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 등은 경직된 머리로 보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뻔한 장면이지만, 영화의 주된 소구대상인 어린 관객들이라면 충분히 진지함과 어떤 사명감을 공유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에 가메라에게 붉은 돌을 전해주려 차례차례 릴레이 주자처럼 뛰었던 어린이들이 지다스와의 싸움에서 기력을 소진하고 쓰러진 가메라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는 군인들 앞을 가로막고 서는 장면 또한 그림만 놓고 봤을 때는 하품이 나올 정도로 빤한 장면이지만, 거의 똑같은 느낌이라곤 해도 다소 억지스럽게까지 보였던 <고지라 파이널 워즈>의 마지막 장면과는 느낌부터가 다르다. <가메라: 작은 용자들>은 진지한 괴수영화로 접근하기보다는 괴수를 모티브로 한, 잘 만들어진 어린이 성장영화로 보는 편이 한층 더 즐거울 것이다. - 지난주에 <가메라 2 레기온 습래>를 보면서 사리분별 못하는 어린 관객들 덕분(?)에 상당히 두려움에 떨었는데, 정작 지난주보다 어린이들은 한결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관람에 별 지장이 없어서 신기했다. 보호자들이 다 옆에 붙어 있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주 집중해서 보는 분위기가 꽤 좋았다. - 지난주에 이어 Loomis님과 함께 관람했는데, 이번에는 극장에서 자주 뵙게 되는 Sion님도 만났다. Sion님은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뵌 것만 해도 여러번인 것 같은데(실은 지난번에 <엑스칼리버>때도 마주쳤더랬다), 이번에는 상영 후의 경품 이벤트에 당첨되는 행운까지 차지하셔서 EST의 부러움을 샀다나. 다음에 또 어느 극장에선가 뵙길 바래요^^ - 한동안 모 후배가 살짝살짝 노래를 했던 덕분에 알게 된 '카호'가, 여자주인공인 마이 역을 맡았다. 스크린에선 처음 만났는데, 때묻지 않고 청순한 외모와 부드럽게 꺾이는 듯한 목소리가 참 호감가는 배우였다. <가메라: 작은 용자들>에는 어딘가 낯설지 않은 배우들이 드문드문 보이는데, 나중에 Loomis님 설명을 듣고 보니 평성 시리즈에 나왔던 얼굴들도 꽤 있었다고 한다. - 영화의 무대가 된 곳은 미에현인데, 검색을 해 보니 간사이 관광 가이드 문서 등에도 이 영화의 촬영 장소라는 설명이 붙어있어 흥미로웠다. 덤으로 시작 부분에서 토오루의 아버지가 어린 시절 목격했던 갸오스 무리와 가메라의 격투는 1973년에 벌어진 일. 어쩌면 소화 가메라 세대인 아버지와 평성 가메라 세대인 아들로 이어지는 가메라를 통한 유대라는 점 또한 염두에 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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