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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V, 반다이에 무릎꿇다?!<- ZAKURER™님 댁의 글에서
친구가 '네가 예전에 말했던 것이 대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사연인즉슨, 프라모델과는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그 친구가 얼마전부터 건담 프라모델 쪽에 조금씩 관심이 생겨 서너개 정도 마음에 드는 것들을 구입해서 간단히 만들기 시작했답니다. 재미삼아 한두개 정도 만드는 것이라곤 하지만 환쟁이 욕심에 이것저것 정보를 찾다 보니 굴지의 리뷰를 자랑하는 달롱넷의 글들도 읽고 있고 그쪽 취미를 가진 주변 사람들한테 조언도 구하고 있는 모양인데, 때마침 집을 방문한 지인이 프라모델도 한다길래 최근 자신이 만들었던 건담 프라모델(1/60 스케일의 시드 계열)을 보이며 이거 어때요 했더니 '뭐야 애들 장난감이잖아'라며 눈길도 안 주더라는 겁니다. 아마 그 지인은 스케일 모델러 쪽의 취향이었다는 것 같던데, 그 바로 얼마 전에 저와 나누었던 '프라모델에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타 장르에 대한 배타적 시선이나 차별 같은 게 존재한다'는 대화가 대번에 떠오르더라, 그런 이야기지요. 여기서 갑자기 불쏙 잡지 이야기. 문득 예전에 광화문 교보에서 집어들었던 정통 밀리터리 스케일 모형지인 '아머 모델링'에 관한 내용입니다. 스케일 모델에 관심이야 있지만 직접 하고 있진 못 하고 있고, 하비저팬이나 전격하비처럼 흔히 볼 수 있는 책들과는 달리 책값도 다소 센데다 하드한 기사들로 가득찬 아머 모델링인지라, 관심이 가는 특집기사와 재고처리 특유의 턱없이 저렴한 가격에다 딸려있는 부록이 아니었다면 절대 구입할 일이 없었을 테지만, 그것도 인연이었는지 어찌어찌 갖게 된 두 권에 공교롭게도 지금 생각해보니 흥미로운 기사들이 실려있었습니다. ![]() 이 책에서는, 타카라의 1/144 월드 탱크 뮤지엄을 가지고 시계를 만들었습니다. 각 시간별로 방향에 맞추어 작은 탱크를 붙인다는, 얼핏 보면 간단하지만 포탑의 회전을 통해 다른 인상을 연출할 수 있는 등의 상당히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그와 함께 작은 병에 흰 모래를 채우고 디스플레이를 하는 등, 진지하게 자리잡고 앉아 갈고 깎고 뭔가 만드는 모델링의 범주를 넘어서 오히려 가볍게 인테리어 소품 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의 확장이랄까 하는 점이 좋았지요. 이 여성 모델러는 '女子プラ' 종결 이후에도 각종 모형 관련 행사에 참가해서 시연을 한다든가 각종 모형지에 단촐한 연재 코너를 맡는 등 꾸준히 모형 관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획기사라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엄연히 MAX에게 사사받았고 전 한번도 도전해본 적 조차 없는 명암도장까지 마친 경력이 있는데다(게다가 MG 사자비;;;) 재미있고 남다르게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로써의 프라모델에 대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까지 제공하고 있는 셈입니다. ![]() 최근 U.C.하드그라프라는 1/35 신제품 라인업을 통해 스케일 모델 쪽으로의 영역 확장을 꾀하는 반다이의 행보와 아머 모델링간의 밀월(?)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는 글을 접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키보드를 두드려 봤습니다. 비슷한 취미나 장르에 대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간의 사이에서 미묘한 갭이 존재하는 건 늘 있어왔던 일입니다. 스케일 모델러들이 캐릭터 모델러들에 대해 가지는 폄하의 시선 같은 건 둘째치고, 하다못해 건프라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우주세기와 비우주세기 간의 견해 차이라든가 똑같은 캐릭터 모델이지만 건프라보다 조이드가 더 아동 취향으로 격하된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죠. 영화 쪽에서도 장르영화나 '작품'을 즐기는 영화광들과 팝콘 무비를 즐기는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갭이나, 애니메이션 쪽에서도 내가 선호하는 선까진 매니아나 애호가의 영역이고 그걸 넘어가는 건 오타쿠다 하는 식의 이야기, 일본 게임이 이야기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커뮤니티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서브컬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일빠다 뭐다 하는 식으로 논쟁이 벌어지곤 하는 상황들은 비교적 국지적인 경우고, 한걸음 물러나서 생각해보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또는 프라모델 등을 즐기는 사람들은 죄다 뭔가 덜떨어진 사람 취급을 하는 시선 또한 여전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자면 휴가나온 군인들끼리 서로 군복에 줄 잡은 거나 군화 상태를 보며 마음속으로 우웃 오옷 하고 있는데 정작 주변의 사람들은 '군바리네'하는 상황을 통해 폭소를 자아냈던 <츄리닝>의 한 에피소드가 생각나는데, 뭐 이런 소릴 늘어놓고 있지만 작년 봄에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보면 저도 그리 유연한 편은 못 되니 사실 할말은 없지요 흐흐. 역시 생각의 흐름에 따르다보니 타인의 취향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가끔 본래의 즐거움을 넘어서 과제가 되어버리곤 하는 취미에 대한 통찰도 아닌 잡다한 글이 되어버렸군요. 실은 ZAKURER™님 글을 보며 오오고시 토모에 생각이 나서 관련글을 쓰려다 터무니없이 장황한 이야기가 됐다나 뭐라나. 먹을만큼 나이를 먹어도 샛길로 새면 냅다 아우토반으로 밟아버리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크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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