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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V, 반다이에 무릎꿇다?!<- ZAKURER™님 댁의 글에서


친구가 '네가 예전에 말했던 것이 대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사연인즉슨, 프라모델과는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그 친구가 얼마전부터 건담 프라모델 쪽에 조금씩 관심이 생겨 서너개 정도 마음에 드는 것들을 구입해서 간단히 만들기 시작했답니다. 재미삼아 한두개 정도 만드는 것이라곤 하지만 환쟁이 욕심에 이것저것 정보를 찾다 보니 굴지의 리뷰를 자랑하는 달롱넷의 글들도 읽고 있고 그쪽 취미를 가진 주변 사람들한테 조언도 구하고 있는 모양인데, 때마침 집을 방문한 지인이 프라모델도 한다길래 최근 자신이 만들었던 건담 프라모델(1/60 스케일의 시드 계열)을 보이며 이거 어때요 했더니 '뭐야 애들 장난감이잖아'라며 눈길도 안 주더라는 겁니다. 아마 그 지인은 스케일 모델러 쪽의 취향이었다는 것 같던데, 그 바로 얼마 전에 저와 나누었던 '프라모델에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타 장르에 대한 배타적 시선이나 차별 같은 게 존재한다'는 대화가 대번에 떠오르더라, 그런 이야기지요.

여기서 갑자기 불쏙 잡지 이야기. 문득 예전에 광화문 교보에서 집어들었던 정통 밀리터리 스케일 모형지인 '아머 모델링'에 관한 내용입니다. 스케일 모델에 관심이야 있지만 직접 하고 있진 못 하고 있고, 하비저팬이나 전격하비처럼 흔히 볼 수 있는 책들과는 달리 책값도 다소 센데다 하드한 기사들로 가득찬 아머 모델링인지라, 관심이 가는 특집기사와 재고처리 특유의 턱없이 저렴한 가격에다 딸려있는 부록이 아니었다면 절대 구입할 일이 없었을 테지만, 그것도 인연이었는지 어찌어찌 갖게 된 두 권에 공교롭게도 지금 생각해보니 흥미로운 기사들이 실려있었습니다.
1/144 스케일 특집으로 꾸며졌던 2004년 5월호에는, 하비저팬에서 MAX 와타나베와 함께 '女子プラ'코너를 꾸미던 여성 모델러 오오고시 토모에의 작례가 실려있습니다. '여자도 프라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컨셉을 가지고 건프라를 통해 기초부터 되짚어 나갔던 '女子プラ'는, 꼭 여성들을 타겟으로 한 기사라기보다도 캐릭터 모델링 전반에 걸쳐 조립부터 색칠은 물론 그에 따른 도구 특성까지 차근차근 알려주는 기본기에 관한 지침이라는 성격이 더 강합니다. 하지만 전격하비에서 비슷하게 컨셉을 잡았던 '모델링 무스메(줄여서 모뎀;)'나 '女子プラ' 종결 이후 카토 나츠키라는 아이돌(이라는데 가수인지 배우인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을 기용해서 계속 진행했던 기사들이 희미해진 데 비해 이 대월이 처자(웃음)의 존재가 한층 강한 인상을 주었던 것은, 단순히 얼굴마담 역할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회를 거듭하며 일취월장하는 과정과 함께 나중엔 여성 특유의 센스와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맞물려 나왔다는 점이 흥미로왔기 때문일 겁니다. 예를 들면 화장 도구를 이용한 파스텔 풍 웨더링이나 매니큐어를 가지고 마블링을 하는 등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예상 밖이었지요.

이 책에서는, 타카라의 1/144 월드 탱크 뮤지엄을 가지고 시계를 만들었습니다. 각 시간별로 방향에 맞추어 작은 탱크를 붙인다는, 얼핏 보면 간단하지만 포탑의 회전을 통해 다른 인상을 연출할 수 있는 등의 상당히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그와 함께 작은 병에 흰 모래를 채우고 디스플레이를 하는 등, 진지하게 자리잡고 앉아 갈고 깎고 뭔가 만드는 모델링의 범주를 넘어서 오히려 가볍게 인테리어 소품 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의 확장이랄까 하는 점이 좋았지요. 이 여성 모델러는 '女子プラ' 종결 이후에도 각종 모형 관련 행사에 참가해서 시연을 한다든가 각종 모형지에 단촐한 연재 코너를 맡는 등 꾸준히 모형 관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획기사라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엄연히 MAX에게 사사받았고 전 한번도 도전해본 적 조차 없는 명암도장까지 마친 경력이 있는데다(게다가 MG 사자비;;;) 재미있고 남다르게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로써의 프라모델에 대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까지 제공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 바로 전 호였던 2004년 4월호에는 MAX 와타나베의 기묘한 전차 작례가 실렸는데, 바로 기본 색칠 외에는 먹선넣기와 웨더링 및 치핑 등을 전부 코픽 마커로 마무리하고, 부수적으로 수채 색연필 등을 사용한 것이었습니다. 캐릭터 모델 쪽에선 '간단 피니쉬'라고 해서, 붓이나 에어브러시를 쓰지 않고 먹선이나 간단한 웨더링 후 마감재를 코팅하는 정도로 마무리하는 스타일의 작업이 등장한지도 꽤 됐고 유명 모델러들이 잡지에 그런 작례를 싣기도 했습니다만, 철저한 고증이나 극한까지 들이파는 세부 공작 등이 크게 인정받는 밀리터리 모델링의 세계와 이런 '간단 피니쉬'를 접목시킨 사례인 셈이니 그냥 스쳐지나갈 수 만은 없는 기사였습니다. 정통을 자처하는 모델러들이 보면 반다이의 사출색 분할 기술에 힘입은 듯한 '간단 피니쉬'는 말 그대로 간단한 작업 정도에 지나지 않을 터라, 좀 과장하자면 '어딜 감히...'라는 말도 나왔을 법 합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로 스케일 모델이 쇠퇴해왔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고, 향유하는 사람들의 감소는 모델러들 자신이 만들어낸 딜레머에 근거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긴 합니다. 어지간해서는 진입이 쉽지 않은 장르가 되어버린 것이죠. 종잇장보다 얇은 에칭 파츠를 구부려 바늘같은 총알이 촘촘히 박힌 급탄 벨트를 만들고, 낱개로 떨어져 있는 궤도 부품을 하나씩 이어붙이고 모자란 부분엔 구멍을 뚫고, 고증에 근거해서 틀린 부분들은 죄다 수정하는 그런 하드한 취미생활을 누구나 즐길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과거 영광스러웠던 시절에 비해 쇠락해가는 가운데서도 묵묵히 자존심으로 버텨왔더니 아니 로봇 프라모델로 애들 코묻은 돈 빨아먹는 업체가 슬쩍 끼어들어오다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 수 있을테지만, 저변인구의 확대가 업체 전반의 활성화를 불러오고 그로 인해 모델러들이 양질의 신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면 좀 유연하게 접근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최근 U.C.하드그라프라는 1/35 신제품 라인업을 통해 스케일 모델 쪽으로의 영역 확장을 꾀하는 반다이의 행보와 아머 모델링간의 밀월(?)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는 글을 접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키보드를 두드려 봤습니다. 비슷한 취미나 장르에 대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간의 사이에서 미묘한 갭이 존재하는 건 늘 있어왔던 일입니다. 스케일 모델러들이 캐릭터 모델러들에 대해 가지는 폄하의 시선 같은 건 둘째치고, 하다못해 건프라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우주세기와 비우주세기 간의 견해 차이라든가 똑같은 캐릭터 모델이지만 건프라보다 조이드가 더 아동 취향으로 격하된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죠. 영화 쪽에서도 장르영화나 '작품'을 즐기는 영화광들과 팝콘 무비를 즐기는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갭이나, 애니메이션 쪽에서도 내가 선호하는 선까진 매니아나 애호가의 영역이고 그걸 넘어가는 건 오타쿠다 하는 식의 이야기, 일본 게임이 이야기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커뮤니티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서브컬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일빠다 뭐다 하는 식으로 논쟁이 벌어지곤 하는 상황들은 비교적 국지적인 경우고, 한걸음 물러나서 생각해보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또는 프라모델 등을 즐기는 사람들은 죄다 뭔가 덜떨어진 사람 취급을 하는 시선 또한 여전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자면 휴가나온 군인들끼리 서로 군복에 줄 잡은 거나 군화 상태를 보며 마음속으로 우웃 오옷 하고 있는데 정작 주변의 사람들은 '군바리네'하는 상황을 통해 폭소를 자아냈던 <츄리닝>의 한 에피소드가 생각나는데, 뭐 이런 소릴 늘어놓고 있지만 작년 봄에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보면 저도 그리 유연한 편은 못 되니 사실 할말은 없지요 흐흐. 역시 생각의 흐름에 따르다보니 타인의 취향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가끔 본래의 즐거움을 넘어서 과제가 되어버리곤 하는 취미에 대한 통찰도 아닌 잡다한 글이 되어버렸군요. 실은 ZAKURER™님 글을 보며 오오고시 토모에 생각이 나서 관련글을 쓰려다 터무니없이 장황한 이야기가 됐다나 뭐라나. 먹을만큼 나이를 먹어도 샛길로 새면 냅다 아우토반으로 밟아버리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크흑.
by EST_ | 2007/01/19 09:02 | 취미생활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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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umic71 at 2007/01/19 09:08
카토 나쓰키는 라이더입니다...(어이)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7/01/19 09:14
그 옛날 프라모 쿄시로에서도 주인공이 탱크 모형을 상대로 시뮬레이션 전투를 벌이면서 '아니메 모델도 어엿한 프라모델이란 말이다!'라고 버럭대는 장면이 나왔으니 꽤나 뿌리깊은 문제인 듯...

카토 나츠키는 배우 쪽에 더 가까울 듯 합니다. 제가 알기로 노래는 별로 안 불러서...
(요즘은 그보다도 게임잡지와 합동으로 전개한 에반게리온 코스프레 때문에 더 알려진 듯 하지만[동일인물이 아스카와 레이 코스프레를 공식적인 지면에서 둘다 해본 매우 희귀한 사례;;;])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7/01/19 09:20
..제가 몰라서 그런거일지도 모르지만 캐릭터 모델러든 스케일 모델러든
결국 똑같은 모델러 아니던가요;;;
(전 기껏해야 아카데미제 전투기 좀 조립해본게 전붑니다만;;)
거참... 어딜가나 그놈의 우월감...우월감...과시하고 싶어하고 상대를 눈아래로
깔고보려는 습성은 어느 나라를 가도..어느 계통을 보아도 똑같은가 보군요
....서글프네요;;
Commented by Ruri at 2007/01/19 09:22
치통 만 해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무서움을 모르는 법이지요...
자기가 겪지 못한 것을 이해할만큼 인간은 잘 만들어져있지 않으니까요...
Commented by EST_ at 2007/01/19 09:52
rumic71// 그런가요 OTL
그러고보니 요전에 오사카 갔을 때 무슨 TV프로그램에서 진행자로 나오던데... 누군데 이렇게 낯익나 하다가 '아아, 하비저팬에 나오던 그 처자!'했던 기억이 납니다;

잠본이// 아니 그 세계에 탱크 모형이 끼어들어간 적이 있었단 말입니까?; 왠지 쿄시로가 버럭거린 심정이 이해가 갈 것도 같군요. 사실 스케일-캐릭터간의 문제는 뿌리가 꽤 깊지요. (모 님 말씀마따나 일부 사람들은 조선시대 양반이 상놈 보듯 한다는 게 문제일지도...)

카토 나츠키에 대해선 별로 아는 바가 없어서 저렇게 적었는데, 실은 하비저팬에 처음 등장했던 때에 싱글과 코스프레 DVD에 관한 소개도 함께 나왔던지라 정체를 가늠하질 못했습니다. 좀 찾아볼까도 생각했습니다만 그리 관심이 가질 않아서...(쿨럭) 생각해보니 아마 제가 알기론 최초로 HJ표지에 등장한 실사 모델이었지요.

比良坂初音// 그래서 한걸음 떨어져 보면 참 우스울 때가 있다는 얘길 했던 겁니다. 어떤 사람들 입장에선 '땅크'든 '로봇'이든 죄 애들 장난감에 지나지 않을 뿐이거든요. 우월감이나 상대를 눈 아래로 깔고 보려는 습성은 특정 장르나 그 장르를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국한지어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특정 장르를 즐기는 사람들을 겨냥하고 쓴 글도 아니었구요. 다만 어딜 가나 소양이 없는 사람들 몇이 꼭 튀어서 그게 문제인 것이죠. 더 넓게 보면 높으신 분들이 우리같은 평민들을 보는 시선도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Ruri// 그래서 일생동안 노력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려 노력하고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고려해볼 지언정 섣불리 '이해한다'는 말만큼은 잘 못하겠습니다.
Commented by 한님 at 2007/01/19 09:55
조만간 감상글을 쓰겠지만, 요새 읽고 있는 '아키바계 오타쿠 비즈니스의 매커니즘'이라는 책에서도 저자가 오타쿠를 건담 오타쿠(3,40대), 준 건담 오타쿠(오타쿠 이전 세대), 현역 오타쿠로 나누고 "건담/준건담=평범, 현역=문제계층"이라는 식의 내용 전개를 하더군요. 물론 저자 본인은 건담 오타쿠에 속하는 세대...
Commented by 나르사스 at 2007/01/19 10:37
언젠가부터 락카신너 냄새 맡아가며 도색하는게 노동처럼 느껴져서 저도 마커만가지고 간단히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역시 취미는 즐거운 수준에서 멈추는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天照帝 at 2007/01/19 10:42
뭐 대월의 처자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기획상 갖다붙인 아이돌'이 아니라 '자기가 정말 건프라를 만들고 싶어해서' 발탁된 아가씨였으니 아이돌에 별 관심 없고 모형지 쪽으로 접근한 사람(<---) 한테는 인상이 강하죠.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것도 정말 확실히 보였고(...부럽다 MAX선생 사사!) 말씀하신 것도 있지만 여기저기서 '그' MAX 선생의 허를 퍽퍽 찔러대는 '여자기 때문에 가능한 기발한 발상'도 있었고 말이죠.
(...뭐 제일 큰 건 100엔샵 어택이었지만)
Commented by ZAKURER™ at 2007/01/19 14:30
- 현재 아머모델링에서 오오고시 토모에는 정통 AFV 제작에 도전하고 있는데 하비재팬 시절과 달리 '기발한 발상'을 전혀 내고 있지 못합니다. 초고수가 생초짜(그것도 여자!)를 데려다놓고 '정통 플라모델이란 이렇게 하드하고 심오하게 만드는 거야' 하는 일방적인 주입식 연재강좌 느낌이 강하죠.
어찌보면 SF적인 발상이 고증에 짓눌려 사그러지는 과정을 보는 듯도 합니다.

- 프라모쿄시로에선 스케일모형도 상당히 나왔답니다. 주인공 (쿄)시로가 기술향상 차원에서 F-15나 몇몇 스케일모형도 만들곤 했지만 크게보면 스케일모델러들은 으시대며 나오고 캐릭터모델러들은 '무시하지 말란 말야!' 하는 대결구도가 강했죠.

- 서브컬쳐가 무시당하는 건 흔히 말하는 출세한 계층에 속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정재계나 사회적 영향력이 막강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 상당수가 서브컬쳐를 즐긴다면 그들과 관련있는 사람들부터 바로 골프채 집어던지고 아니메 계보 외우고 모에 피겨를 컬렉팅하며 신나냄새 맡아갈테니 당장 그 위상이 바뀌겠죠.(시니컬 모드)
Commented by JOSH at 2007/01/19 14:32
'SF라든지 피규어쪽과 같이 어울리면 나까지도 어린애 취미라고 무시당하게 돼~,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다는걸 강조해야 해' 하는 피해의식이 있기에 더 강하게 표출되는 사람도 꽤 되더군요.
자기의 당위성을 위해 타인을 공격하는 공격성으로 드러나게 되는 셈이죠.
그렇게 보면 'AFV의 우월감'에 대해서는 좀 불쌍한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뭐 그 희생양이 되는 입장에서 보면 웃기는 일이지만요.)
Commented at 2007/01/19 15:2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EST_ at 2007/01/20 00:33
한님// 문제계층이라는 것이 문제를 안고 있는 계층인지, 아니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계층인지 잘 모르겠군요. 감상글 기대하겠습니다^^

나르사스// 즐거운 수준에서 멈추질 못하면 죄다 과제가 되어버리지요 흑흑.

天照帝// 그래서 여자프라 연재 당시에도 상당히 흥미를 가지고 보았습니다. 이런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구나 하는 재미도 있었고, 말씀하신 대로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겁기도 했고요.

ZAKURER™// -그놈의 군대가 문제로군요!(웃음)

- 쿄시로에서 스케일 모형이 나온 건 몰랐습니다. 그때야 아직은 스케일 모델이 대세였을 때니까 그런 표현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 같네요. 그런데 건프라가 인기몰이를 한 데는 만화의 기반을 넘어 밀리터릭한 설정과 하드한 분위기에 힘입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 뭐 사람들은 다 제각각 아니겠습니까만, 서브컬쳐를 무시하든 모르든 그건 상관없는데, 노골적으로 그런 시각을 드러내는 게 불쾌할 때가 많지요. 뭐 그러려니 합니다. 사방이 적이구나 싶은 데 가서 애써 커밍아웃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JOSH// 음, 수긍할 수 있는 말씀이군요. 물론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군대 같은 경우도 그렇겠네요. 예를 들어 주특기나 상황에 따라 복무 환경의 편차가 아주 심한데도 불구하고 방위는 죄다 도시락 싸들고 놀러다닌다는 이야기를 송추에서 방위병 생활 한 사람한테 하면 봐내는 거랑 비슷한 걸까요^^

비공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좀 많이 갔어;;;

아무도 뭐라 안 했는지, 워낙 많이 당했는지 아닌지, 남의 일은 모르는 법 아닌감. 난 뭐라 한적 없고 난 그런 일 당한 적 없으니 당신이 늘어놓는 넋두리는 핑계다라는 건, 내겐 그저 옳다고만 할 수는 없는 얘기네.
뭣보다 '끝간데 없는 자괴감이나 열등감' 같은 무거운 키워드가 나올 만큼 무슨 문제를 지적한 것도 아니고 진지하게 쓴 글도 아닌지라 좀 당황스러우이. (사실은 핑계김에 오오고시 토모에 관련 글을 쓰려다 장광설이 되어버린 건데 OTL;)
Commented at 2007/01/20 12: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7/01/20 15:05
결국 스케일파와 건담파의 싸움은 범 일본 영향권에서만 있는 것이라는 게 맘에 걸립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그런 거 없으니.
Commented by EST_ at 2007/01/20 17:58
비공개// 무슨 주장을 담고 있는 글은 아니지만 결국 그겉 통해서 둘이 내는 결론의 종착역은 둘이 비슷하게 간 셈이네. 그 당했다라는 얘기에 대해선 내 주변에 그런 쪽으로 좀 불쾌한 일들을 당한 사람들이 많은건지 아니면 내가 그런 쪽 사례들만 잘 보는건지... 내가 저 상황이라면 한대 쳤겠다 싶게 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데서 좀 놀라기도 했었고.
그나저나 배웅해놓고 들어와서 덧글에 답글 다니 이거 묘한 기분이구만^^;

rumic71// 말씀 듣고 보니 유독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인지, 아니면 종주국이라 할 만한 유럽 등지에서도 저러는지 궁금해집니다.
Commented by JOSH at 2007/01/20 20:07
유럽 쪽은 모델 하면 당연히 AFV나 히스토리컬 피규어/비네트 류라서...
거기에 뭐 SF의 정통성 어쩌구 하는 논쟁 같은건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다른사람 취미나 성향에 대고 공개적으로 뭐라 하는게 그쪽에서는 난센스이기도 하고... (하드코어/변태 포르노가 그냥 나오는 대단한 동네입니다.. 이런 정도의 취향차이는 하품거리도 안되겠지요.^^;)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저게 논쟁 되는 이유를 사회적으로 보자면...
종교나 사상의 바로 그 '정통성'을 따지는 논리와 비슷하지요.
외국에서 받아들여온 주제에 정통과 이단을 더 따지는 현상.
자신의 정통성이나 당위성이 공격받는다는 데에 대한 갈등.

그리고 그만큼(갈등이 일어날 만큼) 한/일 에서는 캐릭터/SF측의 세력이 큽니다.
Commented by glasmoon at 2007/01/21 12:51
인간의 자기 중심적 사고야 어찌할수 있겠습니까마는
(그걸 근원적으로 해결했다면 정말 경지에 오른거겠죠?)
네트워크의 확대로 온갖 근시안적 찌질거림들이 정보(의견)랍시고 유통되는게 안타깝죠.

서브컬처는 그 이름대로 수면 아래에 있을때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B급 문화들과 마찬가지로 부상해서 해를 보면 빛이 바래고 변질되지 않을런지.
건프라 내에서 예를 들자면 마이너의 상징이었다가 너무나 고품질 킷으로 나와버려
순식간에 메이저로 탈바꿈해버린 MG 앗가이를 보면서 든 묘한 상실감이라던가...
(이건 아닌가^^;?)
Commented by 에스 at 2007/01/21 13:01
오십보백보 라는 말이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Commented by EST_ at 2007/01/23 11:44
JOSH// 그보다 SF모델 자체의 비율이 워낙 적으니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다른 사람 취미나 성향에 대해 적개심이나 우월감을 갖지 않을 것 같진 않습니다만, 그걸 어떻게 표출하느냐 하는 정도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는 그걸 어떤 사회 또는 공동체 단위로 암묵적인 룰처럼 적용하거나 하는 데서 우스꽝스런 문제가 생기곤 하지요.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상대적으로 체면을 중시하는 특성이 있다 보니 더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glassmoon// 네트워크의 확대보다도, 광대한 네트의 범위와 넘쳐나는 정보 및 기술을 손에 넣은 사람들이 그에 걸맞는 인성과 도덕심 및 표현 방법을 제때 익히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 아닐까 합니다. 그런건 네트에 국한된 문제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이겠지요.

앗가이 대목에선 잠시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습니다. 그러니까 어서 HGUC 앗가이나 나와 줘야 할텐데 말이죠!(이것도 아닌가^^;?)

에스// 저도 사실 절 되짚어 보면 여러모로 좀 찔리는 구석이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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