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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인도 요리 전문점 산띠: 061228
지난주에 친구 LINK군과 선배 박군누님으로부터 '홍대앞에 맛있는 네팔 음식점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다음날, 성당 활동을 함께 하던 누님과 전화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동생이 네팔 남자친구와 함께 홍대 앞에 음식점을 냈는데,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모자란 일손을 도울 겸 나머지 자매들이 돌아가며 가게에 나가고 있으니 얼굴도 볼 겸 한번 들러보라고. 자주는 못 가도 은근히 커리를 좋아하는데다 바로 전날 이야기를 들었던 그 가게가 그 가게라니 왠지 재미있어서, 때마침 잡힌 점심 미팅 장소를 이곳으로 잡고 서둘러 들러보았습니다. 사진은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버터 난.(꺄아)
가게는 홍대입구역에서 서교동성당 쪽으로 올라가는 골목 초입에 있습니다. 실은 이 근처에서 오랫동안 친구들과 작업실도 했었고, 인접해 있는 건물에서 일도 했었기 때문에 나름 정든 골목인지라 가게 외관도 찍어보고 싶었는데, 오늘따라 바람이 어찌나 차던지 입이 다 돌아갈 지경이었기에 허겁지겁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보니 오랜만에 맡는 향신료 냄새가 풍기는 가운데, 세련되었다기보다는 뭔가 직접 손이 갔구나 싶은 수수한 느낌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에 띄네요. 지금 보니 초 받침이 아주 맘에 드네...
3명이 함께한지라, 이것저것 고를 수 있는 2인 세트에 커리와 난 등을 추가해서 주문했습니다. 사진은 첫번째로 받은 샐러드. 보기엔 그냥 채소들만 있는 것 같은데, 먹어보니 초절임 같은 느낌이랄까, 살짝 새콤한 맛도 납니다. 색깔이 참 예뻐요.
두번째로 나온 것은 세트 메뉴에 딸려 있는 탄두리 치킨. 매콤한 소스를 표면에 발라 구운 것인데, 예전에 강남의 커리 전문점 '탄'에서 먹었던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탄의 탄두리 치킨이 겉을 살짝 태운 듯한 느낌이라면 샨띠 쪽은 조금 부드러운 식감. 세트에 딸린 것은 네 조각이 나오네요. 한쪽에 있는 김치같은 것은 매콤한 양념으로 무친 양파인데, 함께 먹으니 꽤 잘 어울립니다.
탄두리 치킨과 부드러운 커리. 아직도 생소한 이름들이 빼곡히 적힌 메뉴판을 보느라, 미처 제대로 된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네요. 예전에 먹었던 부드러운 꼬르마를 연상시키는 맛입니다만, 크림소스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꽤 진한 맛이 납니다. 손으로 난을 떼어 찍어 먹고 밥에 살짝 얹어 먹고... 커리와 부드럽게 잘 어울려 큼직하게 들어가 있는 닭고기도 왠지 흐뭇. (실은 나오자마자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능욕당하기 시작한 직후였다나;)
접시를 한번 치우는 동안 내어주신 요거트.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플레인 요거트처럼 보이지만 뭔가 들어있는지, 심심한 듯 하면서도 아주 살짝 달콤한 맛이 느껴져서 깔끔했습니다. 걸개에는 이국적인 문양이 그려져 있는데, 다른 이야기를 나누다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는 걸 깜빡했어요.
매콤한 커리와 갈릭 난. 누님 둘과 남정네 하나가 이 시점에서 이미 샐러드와 탄두리 치킨, 플레인 난 하나와 버터 난 하나, 밥 한접시, 커리 2접시, 제각각 요거트도 한잔씩 해치운 상태였습니다만 아직 남아있는 커리를 싹싹 긁어먹기 위해 갈릭 난 하나를 더 시킨 겁니다.
근데 표면에 작게 부순 마늘이 뿌려져 있네요. 다른 곳도 이렇게 나오는 지는 모르겠지만 전 이렇게 생긴 갈릭 난은 처음 봤는데, 비주얼이 은근히 또 식욕을 자극합니다.
맛있게 먹고 마시고 마무리로 밀크티까지. 하아~
우리 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던 십수명의 단체 손님이 나간 후 정리된 가게가 깔끔해보여서 한장 찰칵... 했는데, 왼쪽에서 사장님이 순간이동술을 시전하고 계시는군요. (그런데 네팔 분들은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과 이렇게 비슷한가요? 전 이야기 안 들었으면 솔직히 잘 모르고 넘어갔을 것 같습니다) 문득 떠올려보니 커리 첫사랑이었던 캘커타는 이미 추억으로만 남게 된 지 한참 되었고 오랜 단골이었던 타고르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가게가 되어버린 지금, 홍대앞의 정겨운 골목에 정통 커리 전문점이 생긴 점이 개인적으론 참 기쁘군요.

아직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약간은 서빙이 익숙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있고, 커리가 9,000원에서 만원 초반쯤이고 추가로 라이스나 난을 따로 주문해야 하는 걸 감안하면 가격이 조금 세다는 느낌이었지만(어떤 분 글을 읽으니 강가의 반 정도 가격이라 하시던데 강가는 안 가봐서 모르겠습니다), 막상 다른 곳에서 먹었던 경험을 떠올려보니 비슷한 정도군요. 최대의 장점이라면 뻔질나게 드나드는 홍대 앞에 자리잡은데다-그것도 시끌벅적 요란뻑적지근한 클럽 소굴도 아닌 조용한 골목에- 처음 접해본 맛이 아주 흡족스러웠던지라, 종종 기분내러 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엔 충분하군요. 다음번엔 정신 좀 차려서 메뉴도 눈여겨 보고 음식 이름도 잘 정리해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오밤중에 하는 음식 포스팅은 이게 문제입니다, 글 쓰는 동안 배에서 또 쪼로록 소리가 나니 이거 원...(인과응보)

산띠 홈페이지
by EST_ | 2006/12/31 22:41 | 냠냠냠 | 트랙백(3) | 핑백(1)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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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aturday bru.. at 2007/01/17 00:34

제목 : 50 great curries of india : ..
장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그 나이만큼 음식의 종류도, 문화도 깊다. 커리의 나이는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 되었지만, 우리에겐 아직도 낯설다. 커리는 인디안어로 gravy라는 의미이다. 서구에서 gravy란 고기 요리의 육즙에 밀가루와 버터를 넣어 걸죽하게 만든 소스를 말한다, 인디안 커리는 고기와 야채 요리에 여러가지 허브와 스파이스를 넣고 만들지만 밀가루는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 대신 크림, 요거트,&nbsp......more

Tracked from 웅컁컁을 좋아하는 삐뚤.. at 2007/02/26 20:03

제목 : 홍대역 인도음식점 '산띠'
어제 홍대에 가야할 일이 있어서 해명군을 꼬셔서 홍대에 갔습니다. 보기는 지난번에 봤었는데 매번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결국 어제 '산띠'라고 하는 인도음식점에 갔습니다. '산띠'에 집착한 이유 중 하나가... 전에 다니던...그 월급 제때 안주던 회사가 있던 바로 그 건물 그 층이더군요... 어쨌거나... 홍대역에서 약 3~4분 거리에 위치한 산띠... 이러한 간판과... [산띠 총평] 괴음식이 나오......more

Tracked from KyujinessWee.. at 2008/01/30 21:30

제목 : 샨티레스토랑
요즘 나도 여친의 기호에 발맞춰 가고 있는거 같다. 예전에 카레..하면 그냥 뭐 누군가 가자고 하면 먹고 누가 사주면 먹는 그런 음식 정도? 근데 이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카레가 되어버렸다. 오늘 디아지오 코리아 면접볼 때도 좋아하는 음식 물어봐서 요즘 카레 많이 먹는다고 했다. 카레라고 해서 카레라이스 이런거 말고 인도식으로 먹는 그런 카레가 좋다. 메뉴판 여기저기 못 가본 곳, 안 가본 곳, 그리고 색다른 곳을 경험하기 위해 주말마다 예전......more

Linked at EST's nEST : 최근의.. at 2007/09/10 13:20

... 은 10,000원인데, 커피와 따뜻한 와플과 차갑지만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이 꽤 잘 어울린다. 와플은 세명이 앉아 함께 먹어도 그리 모자라지 않은 양이었다. (하긴 그전에 산띠에서 꽤 배불리 먹고 나오기도 했지만) 각자 라떼와 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오랫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즐거운 시간. - Loomis님과 함께한 스타워즈전 두 ... more

Commented by 봐니 at 2006/12/29 01:46
헉...낚였...OTL

어디...어딘가욧!!!!!!
(이라고 하면서 싸이링크 걸어놓고 맞염장)
Commented by icetiger at 2006/12/29 01:48
+_+ 홍대쪽에 이런 가게도 있었군요.
오밤중에 포스트를 본 저도 배가 쪼르륵;;;
Commented by 청라 at 2006/12/29 01:53
아아, 카레가 아닌 커리가 먹고 싶어요...
Commented by chungsuk at 2006/12/29 01:56
정작 네팔에서는 못먹어본 음식들이 많군요 ^^;;
오로지 달밧만.. 저기도 달밧 파나요?
Commented by aerycrow at 2006/12/29 02:01
지나가다 테러 당하고 갑니다.^^;
벽에 걸개에는 '옴'이라고 써있네요. 산스크리트어. 인도,네팔 지역 어딜가도 볼수있죠.
Commented by 天照帝 at 2006/12/29 02:18
아아. 브라질리아에서 스테이크를 너무 먹고 와서 별로 테러란 느낌이 전혀...
Commented by EST_ at 2006/12/29 02:27
봐니// 월척이고나~

음... 홍대 전철역 근처에 뻘건 등이 잔뜩 걸려있는 '상하이 객잔'이라는 주점 알지? 그 맞은편의 바이더웨이 골목으로 들어가서 조금만 걷다 보면 왼편 2층에 가게가 보일것이야^^

icetiger// 오밤중에 자기가 찍은 커리 사진 올리면서 쪼로록 소리 듣는 바보같은 저도 있습니다. 커흐흑.

청라// 생각해보니 저도 근 반년만에 커리 먹으러 간 셈이었습니다. 그나마 자주 가는 곳이 탄이었는데, 강남은 제 생활권이라기엔 좀 거리가 멀어서...

chungsuk// 저도 메뉴판을 제대로 기억하질 못해서 설명을 보고 주문한지라, 찬찬히 뜯어보진 못했습니다. 달밧이 어떤 음식인지 궁금하네요.(주방장님이 항상 먹는 네팔 가정식 같은 것이 있다던데 혹시 그 요리일까요?)

aerycrow// 아, 산스크리트어였군요. 감사합니다^^

天照帝// 이글루스에 올라오는 브라질리아 관련 포스팅을 보며 파블로프의 개 마냥 침만 질질 흘리고 있었는데... 다녀오셨군요! 전 아무래도 올해 안에 가긴 힘들 듯 하니 내년 초엽을 노려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수수한벗 at 2006/12/29 02:40
요새 커리가 땡기고 있었는데 직격탄을 맞았네요. 이 밤에... 너무 출출합니다;ㅁ;
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06/12/29 09:41
와 난과 카레 입맛을 땡기네요
Commented by lukesky at 2006/12/29 09:58
........아악, 난이 정말 먹음직해 보입니다. ㅠ.ㅠ
오늘따라 커피가 더욱 쓰게 느껴지는군요, 흑흑흑.
Commented by 영양알밥 at 2006/12/29 12:58
하앗! 주말에 홍대갈 예정이었는데, 때마침 이런 유용한 포스팅이 이오공감이라니, 쪼아욧! -_-b 잘 읽고갑니다..
Commented by UCHRONIA at 2006/12/29 13:55
먹음직해 보입니다 ㅠㅠ
돈모아서 안번 가봐야겠....[후룹
Commented by Loomis at 2006/12/29 16:43
탈로스 표지 책에 이어 홍대 부근에 갈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군요. 위 덧글에서 말씀해주신 위치라면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네요.

커리와 난이 아주 맛있어 보입니다. 슬슬 저녁 식사 시간이긴 하군요 :-)
Commented by EST_ at 2006/12/29 17:36
수수한벗// 커리 좋아하시나보군요. 실은 한밤에 음식 관련 포스팅 하면서 올리는 저도 당하곤 한답니다. 흑마술의 인과율 같은 건가...

나이브스// 네 맛있었어요.(츄릅)

lukesky// 버터난이랑 갈릭난이 맛있었어요. 아우...

영양알밤// 전 참 좋았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이오공감은 아닙니다만...?;;

UCHRONIA// 이번엔 꼭 가보시는 거야요!

Loomis// 가게 분위기가 얼추 예전에 함께 차를 마시며 스타워즈 이야기 하던 카페랑 조금 닮았습니다.(그 카페는 혼자 앉아 그림그리기 좋은 곳이었는데 지금은 바로 바뀌었어요) 제가 올린 포스트인데 저녁때 보니 또 배가 고파지는군요;
Commented by zlinx0 at 2006/12/31 01:04
한참동안 잊고 있었던 커리 생각이 갑자기 나네요. 아우, 저 윤기 좔좔 흐르는 난..;ㅁ;

...지금은 새벽입니다OTL
Commented by EST_ at 2006/12/31 04:59
zlinx0// 버터 난이 아주 윤기가 좔좔 흐르더군요.(츄릅)
Commented by LINK at 2007/01/01 00:47
새해 복 많이 받으시요오~
Commented by EST_ at 2007/01/02 06:42
LINK// 어쿠, 잘 받았다. 이번엔 내쪽에서 토스~
Commented by 에베레스트 at 2007/01/05 17:58
음식 맛있어요
Commented by EST_ at 2007/01/05 21:00
에베레스트// 맛있습니다.^^ 근데 에베레스트... 동대문 쪽의 유명한 커리 전문점 맞나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여적 가보질 못하고 있었는데, 샨띠 포스트에 에베레스트 링크로 덧글이 달리니 기분이 묘해지는군요^^
Commented at 2007/02/15 10:1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EST_ at 2007/02/15 11:37
비공개// 지난주 말에도 한번 갔었는데 여전히 제 입엔 맛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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