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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요리점 EL PLATO: 061203
지난 주일(3일)에는 선배 박군누님과 극장에 가서 <판의 미로>를 봤습니다. 꽤 맘에 드는 영화를 보고 어딘가 불편하지만 싫지는 않은 여운을 즐기며 극장을 나서서는, '스페인 영화를 봤으니까(?)'라는 이유로 누님이 스페인 요리로 한턱 내 주셔서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춥다는 핑계로 사진기를 안 들고 나간 터라, 누님이 보내주신 사진을 슬쩍.
홍대앞은 제집처럼 드나들면서도 최근에 윗 동네는 잘 안 가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이 골목도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실은 누가화방이 아직도 남아있는 걸 볼 때마다 아주 묘한 기분이 됩니다) 생긴지는 꽤 되었겠지만 처음 들어가보는 정갈하고 분위기 괜찮은 집이었어요. 이름은 '엘 플라토'. 이런저런 인테리어 소품들 가운데서도 특히 일반 사진 비율과는 동떨어진 사진틀이 아주 맘에 들더군요.내부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고... 우리가 자리를 잡은 곳이 왠지 스테이지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들어보니 가끔 정말로 그 스테이지에서 훌라멩고 공연도 하고 그런답니다.
식사와 함께 나오는 사이드 디시. 바게뜨 빵에 토마토로 만든 소스(라기보단 사실 거의 그냥 토마토를 짓이긴 것도 같습니다)를 얹은 것인데 담백하면서도 꽤 맛이 있습니다. 요즘엔 이렇게 미니멀한 맛이 좋아요.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 피클 비슷한 것도 색깔의 대비가 이루어져서 맛있게 보입니다.
치킨 파에야. 그릴 자국이 선명한 닭고기가 얹혀져 나오는 일종의 볶음밥인데, 밍밍한 듯 하면서도 꽤 맛있습니다. 밥알이 바짝바짝 서 있는 그런 볶음밥이 아니라 적당히 눅눅한 것이 한식당에서 전골 같은 걸 먹고 나중에 먹는 볶음밥 생각이 나는데, 실제로 팬에 달라붙은 밥을 긁어먹으면서 이대앞 해물탕집이 어떻고 명보극장 앞 복 매운탕 집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도 나눴지요.^^
혼합 피데오. 피데오라는 음식은 처음 먹어 보는데, 짧게 자른 소면을 각종 재료와 함께 익혀 내는 음식인가 봅니다. 어떤 식품이 첨가되었는지는 몰라도 갈색을 띠는 소면도 맛깔스럽게 보이는데다, 잘 익었으면서도 그렇다고 풀어지진 않은 터라 꽤 맛있습니다. 새우, 게, 관자, 오징어, 홍합 등 각종 해물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함께 나오는 소스(마요네즈인듯)를 살짝살짝 발라 가며 먹으면 감칠 맛이 납니다.
그래서 모처럼 아침에 새벽미사 보고 정말 괜찮은 영화도 보고, 볕이 따사로운 스페인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누님 감사^^), 스타벅스에 가서 계절 한정 메뉴인 토피너트 라떼와 페퍼민트 모카 그리고 초콜릿 무스를 놓고 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한동안 머리가 좀 머엉 한 상태였는데 덕분에 심기일전. 턱에 숨이 찰 정도는 아니지만 일도 그렇고 작업도 그렇고 이것저것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으니 또 힘을 내 봐야지요. 새삼스럽지만 가끔 숨고르기를 이렇게 해 주는 것도 참 좋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랜만에 '냠냠냠' 카테고리 등록이로군요.
by EST_ | 2006/12/06 10:09 | 냠냠냠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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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olita1987 at 2006/12/06 10:12
와...엄청 맛있어보여요,,
요즘 바빠서 맛있는건 아웃오브 안중입니다.ㅠㅠㅠㅠㅠ
결론::배고파서 머핀하나 먹고있는데 글을보니 배가 고파졌다.<<
Commented by sadcafe at 2006/12/06 10:14
세상은 넓고 음식점은 많군요. 요즘 회사 주변의 그저 그런 한식집만 드나들다보니 소위 '맛집'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무럭무럭 들고 있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나르사스 at 2006/12/06 10:14
...제대로 배고픕니다. 오늘 샌드위치 하나 물고 나왔는데요...
Commented by ㅇㅅㅇ at 2006/12/06 11:12
....맛있어보이는군요;ㅅ;
Commented by Frost at 2006/12/06 11:18
1. 흠칫(!) 머리가 띵해서 아침을 안 먹었는데 제대로 걸렸습니다 ㅠㅠ
2. 새벽미사...좋은 일이지요^^
Commented by Hineo at 2006/12/06 11:29
엘 플라토라면... 우연히 학교 근처(!!) 골목길을 가다가 봐서 한 번 혼자서 피데오를 먹은 기억이 납니다. 그때 먹어본 피데오는... 좀 미묘했어요. 맛있다고, 맛없다고 하기도 미묘하고, 뭔가 2% 부족했습니다. 소면이란 특성상 먹기 힘들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다음에는 언젠가 여기서 빠띠야를 먹으려고 하는데, 그놈의 돈(...)이 웬수입니다.

P. S : 그나저나, 여기 가보면 왠지 와인 마시고 싶다는 느낌이 들더군요.(물병도 와인병과 같은 모습이고...)
Commented by lukesky at 2006/12/06 12:13
안그래도 요즘 뭔가 맛난 걸 먹고 싶어서 방바닥을 긁고 있는데 제대로 걸렸네요 ^^ 아흑, 부럽습니다아...ㅠ.ㅠ
Commented by EST_ at 2006/12/06 17:27
lolita1987// 모처럼 밖에서 좋은 사람과 특별한 요리를 먹어서 맛있었던 것 같아요. 약간 심심한 감도 없지 않은데, 전 오히려 그점이 좋았습니다. 갈수록 양념이 너무 강한 음식보다는 좀 재미없다 싶을 정도로 미니멀한 맛들이 좋아지네요.

sadcafe// 전 홍대앞을 뻔질나게 드나들면서도 정작 저렇게 숨어있는 집들은 잘 모른답니다. 생각해보니 저 와와도 아직 못가봤어요! OTL

나르사스// 오늘은 저도 얼러뚱땅 때웠으니 용서해 주시겠습니까^^:

ㅇㅅㅇ// 한창 볕이 예쁘게 들 때라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다만 가격은 좀 센 것 같더군요;

Frost// 1.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나중에 다 제 업보가 될 듯;ㅁ;
2.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면 머리가 띵한 상태로 영화를 보게 될 것 같아서 10시 20분 조조를 끊었는데, 정작 여섯시에 일어나서 새벽미사 보고 한시간 넘게 작업도 하다 나갔다지요 으허허;

Hineo// '학교'라는 표현을 보니 혹시... 동문이신가요?(덥석)
전 의외로 소면인데도 먹기 편해서 좋던데요. 마요네즈 소스랑도 잘 어울리고... 만들기는 생각 이상으로 좀 골치아픈 부분이 있을 듯 해서 종종 가서 먹어볼까 생각중입니다. 가격은 좀... 세지요;;;

lukesky// 굉장히 바쁘신 줄 알았는데 방바닥을 긁으실 여유가...;;;
사실 제가 주일에 부린 건 여유가 아니라 만용입니다. 지금 싱글싱글 웃으면서 다리론 전력질주를 하고 있지요 크흐흑 ;ㅁ;
그나저나 벌써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스타워즈전 가실건가요?^^
Commented by gambit at 2006/12/06 19:29
찾아가는 방법을 좀 가르쳐 주셔요! 가격은 어떤가요?
Commented by Loomis at 2006/12/07 05:15
스페인 요리라는 생소함에 마치 진짜 유럽 어딘가의 식당을 보는 듯한 사진까지 어우러지니 그 이국적인 느낌이 배가되는군요. 개인적으로는 피데오가 끌립니다.
Commented by EST_ at 2006/12/07 14:40
gambit// 홍대 정문에서 극동방송국 방면으로 조금 가시다가, 스타벅스를 지나치면 누가화방이라는 곳이 있어요. 누가화방 골목으로 들어가셔서 골목을 따라 가시다 오른쪽으로 꺾어져서 큰길 쪽으로 나가시다 보면 오른편에 보일 겁니다. 홍대 앞을 잘 아시는 분께는 '배트맨 노래방 골목'이라고 설명을 하면 될텐데 저도 윗 동네는 이제 가물가물해서... 제 길 설명은 제가 봐도 미심쩍으니 나중에 제가 다시 가서 약도라도 그려 올려드릴께요 OTL
가격은 조금 센 편인 것 같았습니다. 위에 올린 요리 하나는 1인분이 조금 넘는 양으로 느껴졌으니 두세명 정도가 가서 적당히 시키는 편이 효율적일 듯 합니다. 그런데 실은 저도 그리 입맛이 고급은 아니라서, 갈수록 맛집 소개에는 좀 두려움이 생기는 걸 어쩔 수 없네요;

Loomis// 저도 스페인 요리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리 운치있는 골목은 아닙니다만 예전에 제가 좋아하던 한적한 골목에 오랜만에 가서 기분도 좋았구요. 저도 약간 심심한 듯한 피데오가 마음에 들었는데, 피데오 하나만 먹었으면 조금 모자란 듯한 기분이었을 것 같아요. 파에야와 함께 놓고 면과 밥의 조합을 즐긴 것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UCHRONIA at 2006/12/08 00:33
전 점심을 붕어빵과 고기만두로 때웠습니다. 무려 2500원씩이나 하더군요[....]
Commented by hidesada at 2006/12/13 20:16
오호..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곳으로 박군 언니를 이끈 것은 바로 저! 그런데.. 사진 진짜 잘 찍으십니다.!!!!
Commented by EST_ at 2006/12/13 21:50
UCHRONIA// 붕어빵을 몇개나 드신 거예요!?;;;

hidesada// 본문과 사진을 잘 보시면 제가 찍은 사진이 아니라는 걸 아셨을텐데^^;;;
Commented by hidesada at 2006/12/22 14:21
그러게요.. 뒤늦게야 알았죠, 것두 박군언니 홈피에 가서야.. 쯧쯧.. 사진에 팔려 글자를 안봤다는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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