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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2006.1.5.CGV불광
<왕의 남자>는 개인적으로 참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우리 영화다. 포스터에서 받은 범상치 않은 느낌(혹자는 낚시질이라고 표현하기도)도 그렇고, 예고편에서 느낀 남다른 힘도 그렇고, 무언가 주저주저하게 되면서도 결국 다소 즉흥적으로 극장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뭐라고 표현을 하면 왠지 퇴색이 될 것 같아서 딱히 말하기가 힘들다. 대박이라고 해야 하나 물건이라고 해야 하나. 롤러코스터 영화 외에 상영시간 내내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로 가쁜 숨을 내쉬며 앉아 있었던 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이후로 처음이다. 좀처럼 쉽지 않은 흥분인 셈인데, 거의 밤을 홀랑 새고 가 앉았는데도 불구하고 잠이 다 확 달아나더라.

연산군에 대한 이야기는 TV 사극이나 영화로도 물릴 정도로 접해 오긴 했지만, 지금껏 별로 접근하지 않았던 부분을 의외의 곳에서 맞닥뜨리는 느낌이 아주 남다르다. 폭정과 희대의 기행을 일삼다 마침내 반정이 일어나 폐위되는 소위 '폭군'이다 보니 아무래도 야사 쪽에 가까운 광기의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데, 픽션과 결부시켜 좀 더 깊은 쪽을 건드린 느낌이랄까. 왕후장상이 씨가 있는지라 아버지가 임금이면 왕이 되고 아버지가 백정이면 천한 것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였겠지만, 임금 아버지를 만나 곤룡포를 입는다손 쳐도 왕재가 될 자질까지 타고날 리는 없는 법. 뭐랄까, 사약을 받고 죽은 어머니의 사연에 피눈물을 쏟으며 부리던 광기나 폭정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선왕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극중 말마따나 '뭐든지 하려고만 하면 안된다고만 하는' 중신들에 둘러싸인 연산의 심정이 일견 이해가 갈만도 하다라는 데 까지 생각이 미치면 이것 참 기막힐 노릇이다.

사내들은 어떤 식으로든 아버지를 의식할 수 밖에 없다. 그게 아버지만한 인물이 되고 못 되고의 문제이든, 자신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아버지와 대립하는 것이든, 부자지간의 정을 떠나 본능적으로 아들에게 있어 아버지는 뛰어넘어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남자는 아버지를 떠나보낸 후에야 어른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을까. 현세 인간들의 심리상태마저도 섬세하게 내다보고 있는 신화의 세계에도 오죽하면 제 아비 죽이는 이야기가 그리도 많을까. 공길의 앞에서 마치 재롱이라도 부리듯이 연산이 보여주는 그림자 인형의 '아바마마'는, 왕이되 왕이 아닌 그가 오랫동안 마음 속에 꾹꾹 눌러담아둔 감정의 폭발이었을 것이다.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의 편린에 지나지 않을지언정, 말끝마다 '선왕께오서는...'으로 시작하는 중신들의 진언에 진저리를 치는 모습에 수긍이 간다는 건 그런 의미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아마도 연산이 공길에게 느낀 감정은 나긋나긋한 몸짓의 예쁜 남성에 대한 성욕이 아니라, 그런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어리광을 부리고팠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었을 게다. (괜히 벗은 몸으로 연산을 품에 안고 녹수가 하는 대사가 '우리 애기 젖줄까?'였겠는가)그렇기 때문에 왕과의 관계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는 공길에 대해 수동적이고 모든 예정된 파국으로 이끌어간 장본인이라고 손가락질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미친 왕이 자신의 심경을 표현하고 눈물을 흘리며 엎어져 자고 있는 꼴을 본 그의 속내는 어떤 면에선 모성애랑 일맥상통하는 인간 대 인간의 동정심이었을지도 모른다.

저잣거리에서 판을 벌이고 대감집 마당에서 놀이를 하며 연명하는 광대들의 이면에는 뭇 여성 뺨치는 미모와 몸짓으로 배 나온 늙은이들마저 동하게 만드는 공길이 몸을 판다는 뒷배경이 있다. 그걸 보다 못한 장생의 돌발적인 행동 때문에 두 사람이 한양으로 오게 되었고 결국 왕 앞에서 판을 벌이게 되었지만, 예측 불허로 미쳐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장생은 끝까지 놀이판의 광대였고 마지막까지 지킬 것은 지켰다는 것이 참 묘하다. 장생과 공길의 유대로 미루어 볼 때 장생이 공길을 성욕의 대상으로 삼고 싶었던 거라면, 어르든 달래든 때리고 올라타든 막말로 비역질 한번 하는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장생의 모습은 오히려 장죽을 물고 갓을 쓰고 오만 점잔을 빼떨고 앉아서는 먹을 것과 돈을 무기로 그런 은밀한 욕망을 채우는 양반들(오죽하면 글공부하는 선비들이 그짓을 많이 해서 옛 중국에서는 남색을 '글방 버릇'이라고도 했단다)과 기막힌 대조를 이루면서 그의 신명나지만 애절한 외침에 큰 힘을 실어준다. 마지막에 두 사람이 외줄 위에서 서로 주고받는 외침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자들-그것도 본질적으로 같은-의 자신에 대한 주장이요 사랑고백이었기에 아련하고 마음아픈 장면이 될 수 있었다. 굳이 애써 궁상을 떨지 않아도 눈물의 카타르시스를 맛보여 줄 수 있는 것이다.

장면 하나하나마다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화면도 좋고, 대사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던져주는 듯한 미장센도 좋으며(인형놀이는 정말 기막혔다), 보는 이를 순식간에 몰입시키는 연출도 기막혀서 장생 일행이 연산 앞에서 판을 벌일 때마다 보는 내가 다 떨려 죽을 판이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 하나하나가 다 좋아서, 조금 과장하자면 누구 하나 버릴 것이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걸쭉한 소리를 내뱉으며 왕과 양반들을 함께 조롱하는 장생을 연기하는 감우성은, 불을 뿜는 듯한 연기는 물론 다소 얇게 느껴지는 목소리 톤 마저도 너무나 멋지다. 피투성이가 된 헝겊으로 눈을 동여맨 채 줄에 올라 '어느 잡놈이 그놈 마음을 훔쳐가는 걸 못 참고...'를 뱉는 부분에 이르면 거의 눈물이 날 지경이다.

정진영의 연산 연기도 강한 힘을 뿜어내는데, 특유의 톤이 절묘한 대사들과 기막힌 조화를 이루는 게 가히 일품이다. 특히나 광기며 이해며 하는 부분을 떠나 왕 자신도 광대나 다름없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끌어낸 점이 좋다. 얼굴이 비교적 낯선 이준기가 성실하게 연기하는 공길 역시 다소 어설퍼 보이는 부분들이 오히려 균형을 맞춰 주어 힘의 시너지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 그마저 감우성만큼 능란한 모습이었다면 오히려 감정적으로 몰입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비록 남자들의 삼각관계에서 일견 뒷전으로 밀려난 듯한 모습이 아쉽긴 했지만 녹수 역의 강성연도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하고 있어서, 연산조의 궐내 풍경을 기막히게 만드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세상에, 왕한테 띡띡 반말 늘어놓는 것도 모자라서 '미친놈'이라니, 이거 정말 대단하다) 신명과 광기가 한데 어울려 피바다를 이루는 왕궁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그런 '아사리판'의 단초를 제공하긴 했으나 끝까지 자신의 천명과 무게를 알고 있는 내시감 처선 역의 장항선도 극을 묵직하게 만들어 준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 장생과 합류해서 궁에까지 함께 들어가게 되는 3인조 놀이패 아저씨(육갑, 칠득, 팔봉)들도 좋았다. 왕 앞에서 내시 흉내를 내는 장면에서 보는 내 손이 오그라붙을 정도로 감정이 고조된 건 벌벌 떨며 어쩔줄 모르는 그들의 연기 때문이었을지도.

언제나처럼 이러쿵저러쿵 흰소리를 늘어놓긴 했지만, 요약하면 정초부터 아주 대단한 영화를 만나서 기쁘다라는 것이다. 그게 걸죽한 입심으로 불꽃같은 신명을 토해내는 장생 때문이든, 동인심을 자극하는 예쁜 남정네 광대의 모습 때문이든,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묘하게 자극하는 연산 때문이든, 그도 아니면 직업이네 생활이네 하는 현실의 격전지에서 광대로 놀아날 수 밖에 없는 평범한 사회인의 모습을 스스로에게서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든간에, 묘하게 처연한 음악만큼이나 달콤쌉싸름한 뒷맛이 오래 남는 멋진 작품이었다.


- 개인적으론 연산이 공길을 두고 나와 창문살을 드르륵 손가락으로 훑으며 걸어가는 장면이 참 좋았다.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묘한 감정이 생기는 장면이었다.
by EST_ | 2006/01/05 13:11 | 영화관 2000 | 트랙백(8)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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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렉스 at 2006/01/05 13:15
처선이 첫 입을 열 때나 연산이 뭐라고 말할라치면 낄낄대는 관객들 때문에
참 난갑했지요 :-/
Commented by EST_ at 2006/01/05 13:18
렉스// 사실 그 얘기도 쓰려다 말았습니다. 나중에 연산이 '왜~!!!?'를 크게 외치는 장면에서도 웃더군요.
Commented by 솔밤 at 2006/01/05 13:24
처선의 첫마디...는 그렇다고 쳐도, 연산이 '어머니!!'를 외칠 때나 '왜?'를 외칠 때 경쾌하게 웃어 주시는 관객들은 난감했습니다. 게다가 전 어떤 호모 포비아와 같은 열에서 영화를 봤는데, 퀴어스러운 장면마다 그분이 외쳐주시는 욕지기..아직까지 정신이 멍하군요.
아무튼 연산이 창문살 치며 걷는 장면은 정말 최고였습니다ㅜㅜ
Commented by Jjoony at 2006/01/05 13:28
정말 장면장면 하나하나 너무 좋았어요..ㅜㅜ
Commented by 프리스티 at 2006/01/05 13:35
정말 연산이 너무 가슴에 와닿아요-_ㅠ
Commented by 초령사신 at 2006/01/05 13:50
뭐랄까요
스펙타클하게 호오~ 하는건 없는데
계속..생각 나요 보고 나서도 말이죠...
은은한 재미 라고나 할까요
Commented by HYUNSTER at 2006/01/05 14:07
정말 뭐랄까,고증이니 뭐니 다 떠나서 스토리가 의외의 면에서 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관객을 끄덕이게 만들었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면서 좋습니다
Commented by 파냥 at 2006/01/05 15:10
저도 다른 부분보다 '연산이 이해가 되는' 기분이 들어서 정진영씨의 힘을 느꼈습니다 감우성씨도 연기 정말 눈물날 정도였구요 ^^
Commented by 아르테미스 at 2006/01/05 15:24
아..정말 덧글을 쓰게끔 만드셨습니다. ^^
며칠 전 저도 이 영화를 보고선 참.....
EST_님의 글을 읽고 당장이라도 가서 영화를 다시 보고픈
마음이 드네요...

영화가 끝나고도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죠.
음악이 끝난 다음에야 일어났는데 계속 여운이 남아서..
Commented by 나르사스 at 2006/01/05 15:27
감독이 처음에 정진영씨에게 '연산군에 대해 알 필요없다. 그냥 촬영장에 와라'라고 했다는군요. 그렇게 풀어낸 캐릭터가 이 영화의 연산이라고 합니다. ...정말 대단한 역할을 해주셨는데 왜! 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이 웃을때는 저만 안웃으니 참 어색하더군요.
Commented by kenshiro at 2006/01/05 15:34
어흙; 아직 킹콩도...(이하생략);;;
Commented by rumic71 at 2006/01/05 16:33
사무라이 계급이나 우리네 양반님네나 그쪽으로 밝히긴 마찬가지였군요.
Commented by 天照帝 at 2006/01/05 18:11
솔밤 님> 아니 호모포비아가 그 영화를 왜 보러 갔답니까;

rumic71 님> 뭐 '그쪽' 이야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내려오는 인류의 알흠다운 전통이니까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런데 실례입니다만 본문과 별로 어울리는 리플은 아니지 않은가 하는데요;
Commented by 자무 at 2006/01/05 18:40
est님 글을 보면 언제나
같은 영화를 보고도 이렇게 감상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원작은 좀 다르다고 들었는데, 연극 '이' -영화티켓소지시 할인(30%?)-도 시간을 내 보는것은 어떨지요 ^^
Commented by 루니아 at 2006/01/05 18:43
대박이라고 그러더군요. 흠흠.. 저도 가서 봐야겠네요.
Commented by EST_ at 2006/01/05 19:02
솔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뒷자리에 일렬로 포진한 어린 여자애들은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시종일관 즤들끼리 이런거런 이야기들을 소곤소곤 나누는데, 가끔 몰입 상태를 확 깨버리는 센스들을 발휘해서 제가 눈물 흘리는 걸 참게 만들어 줬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연산군을 아예 모르나봐요;;;
솔밤님 감상글에서 그 호모포비아 이야기는 읽었습니다. 뭐랄까, 가끔 동성애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과민반응을 보이는 인간들을 보곤 하는데, 상대 남자가 뭘 잘못했는진 모르겠지만 지하철에서 욕을 꽥꽥 해 대며 '이XX, 내가 호몬줄 아냐!?'라고 소리를 질러대던 남자 생각을 떠올리니 그런 사람들은 뭔가 마음속으로 수치심을 자극당한다든지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잠재된 무언가를 들킬까 싶어 오히려 오버한달까요. 아니아니, 그런걸 떠나서 뭔 소리가 됐든 극장에 앉아 다른 사람 다 들리게 큰소리로 떠드는 것은 무례한 일이죠.(하아)

Jjoony// 넝마로 기워 만든 옷들 조차도 화면 안에서 아름답게 보이는데 정말 감탄이 절로 나더군요. 화면 정말 예뻤어요. 구도도 컬러도...
Commented by EST_ at 2006/01/05 19:03
프리스티// 이해와 포용은 좀 다른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준 폭군 연산이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에 뚜껑이 열려 미쳐버린 왕'에 지나지 않았던 걸 감안해 보면 정진영의 연산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초령사신// 뒷맛이 꽤 오래 진하게 남을 것 같습니다. 문득 외국 정서로 이 영화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왠지 일본 같은 데서는 꽤 크리티컬하게 먹힐 것도 같은데.

HYUNSTER// 픽션과 역사와 야사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쾌감은 정말 대단하지요. 무엇보다도 밤 홀랑 새고 가 앉은 사람이 5분만에 화면에 몰입하게 만드니 참 죽을 맛이었습니다. 왕 앞에서 판 벌릴 때마다 제 가슴이 다 벌렁벌렁거리더라구요.

파냥// 배우들 모두 대단한 연기를 펼치더군요. 연산이 반쯤은 어린아이 같은 표정으로 '놀자, 응? 놀자.'를 연발하며 나중엔 제풀에 눈물을 흘리는 부분에서는, 남을 웃기고 흥을 돋구는 사람이되 스스로는 슬픔을 안고 사는 광대의 모습이 느껴져서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Commented by EST_ at 2006/01/05 19:03
아르테미스// 혼자 기록으로 남기고 있을 뿐인 졸문을 칭찬해 주셔서 쑥스럽군요. 실은 느긋하게 쓸까 하다가 가슴이 두근두근하던 감을 놓치지 않은 상태에서 쓰고 싶어서 급하게 쓴 건데요. 기회가 되면 한번 더 봤으면 좋겠고 주변에도 많이 권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음악의 여운은 저도...(아아아 ㅠ ㅠ )

나르사스// 그런 뒷 이야기가 있었군요. 전 연산도 연산이지만 왕한테 말 놓는(그것도 굉장히 불량스럽게) 녹수를 보며 완전히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깜짝 놀랐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강성연이 너무나 잘 어울려서, 강성연을 메인으로 장녹수 이야기 하나 만들어도 물건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답니다. 웃는 관객들은... 생각 안하렵니다. 인터넷을 보면 다들 몰지각한 관객들 얘긴데 대체 어디서 그 사람들이 다 튀어나오나 모르겠어요.

kenshiro// 팔자 좋은 놈인 절 용서하십시오 크흙!

rumic71// 말이나 글로 내뱉는 걸 수치스러워해서 그렇지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게다가 천민을 사람처럼 보지도 않는 양반들이었다고 하면야 예쁜 상놈 어린 것을 걸터듬는건 일도 아니었을테니까요.
Commented by EST_ at 2006/01/05 19:03
天照帝// 솔밤님의 감상을 방해했다는 그 호모포비아는 분명 무언가 찔리는 게 있었다는 데 500원 겁니다.(웃음)
그나저나 그 알흠다운 것을, 전통과 계승을 중시하는 우리네 문화에서 싹 모른척 하고 넘어갔다는 건 참 마음아픈...(퍽퍽퍽)

자무// 매번 말만 많지요 뭐;
연극은 생각지 못했던 것이라 조금 더 고민해 볼래요. 시종일관 왕 앞에서 판 벌일 때의 두근거림 같았던 영화랑은 다르겠지만 현장감이라는 면에서 연극의 힘도 대단하겠지요? 보러 갈 양이라면 최소한 티켓 한장은 더 만든 다음에 가야겠군요^^

루니아// 추천합니다. 꼭 보세요.
Commented by 天照帝 at 2006/01/05 22:24
왕에게 말놓는 장녹수는 조선왕조 실록에도 기록된 거라는군요. 최근에 나온 박시백 씨의 (만화) 조선왕조 실록 7권 연산군편에도 그 얘기가 나옵니다.
Commented by 란스 at 2006/01/05 22:47
아직도 고민중인것이 과연 어떻게 해석을 해서 외국으로 팔지 고민이 들더군요 조선내 서민의 구수한 입담을 영문식 슬랭으로 표현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표준어로 쓸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일예로 상판을 FXXK Face 라고 표현할수없으니까요)
Commented by 백합향기 at 2006/01/05 22:55
왕의 남자가 일본으로 수출되면.... 거 참....
코믹에서도 왕의 남자 동인지 나올지도 모를듯!
아무튼 재밌었어요! 특히 공길이 연산에게 활 쏘고난 후가.... 크악!
(네 이름이 무엇이더냐 보다 더 강했던....)
Commented by 파파베라 at 2006/01/05 23:07
정말 이렇게 많이 웃고, 울고, 여운이 남는 영화는 처음입니다. 전 벌써 두번 보고 연극까지 예매해버렸습니다.;;
솔직히 왕의 남자 제목 처음 들었을 때는 이렇게까지 낚일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
Commented by EST_ at 2006/01/05 23:25
天照帝// 그렇군요. 그렇게 다소 걸쭉한 장면들도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하긴 치마폭으로 왕을 싸안고 주무르는 여자가 말끝마다 주상전하 대왕마마 찾는게 더 이상할 것 같긴 합니다.

란스// 그건 전문적으로 번역하시는 분의 몫이 되겠지요 아마도? 황산벌 때도 외국어론 번역이 대체 어떻게 될거냐라는 이야기가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우연히 이번에도 이준익 감독 영화로군요^^

백합향기// 분명히 나오고도 남을겁니다. 그전에 장금이 동인지부터 좀...(쿨럭)

파파베라// 연극 보고 오시면 꼭 감상문 올려주세요! 저도 제대로 낚여서 파닥거리는 중이랍니다.
Commented by 새하君 at 2006/01/05 23:30
손가락을 창문살에 스치며 걸어가는 장면은 이상하게 기억에 남네요. 하여튼 영화값은 톡톡히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장금이 동인지는 꼭 보고 싶..(딴 얘기)
Commented by Charlie at 2006/01/06 00:13
..평을 중간쯤 읽다가 가까스로 뛰쳐나와 맨 밑으로 내려옵니다. 위험했습니다. 노린것 같은 제목때문일까요. 왠지 마음속으로 뽑아놓은 이번에 볼 영화 목록에서 빼 놓았었는데, 정신없이 읽다보니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타오르는군요. EST_님의 리뷰는 보고나서 꼭 제대로 읽어보겠습니다 :)
Commented by EST_ at 2006/01/06 01:08
새하君// 어떻게 하든 공길은 내 정인으로 만들지 못하겠구나 하는 체념의 마음이 보이는 듯한 느낌이었달까요. 바로 이어지는 것이 다시 녹수의 치마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들었나 봅니다. 뾰로통한 표정으로 피식 내뱉는 녹수의 '미친놈'도 왠지 우습다기보다는 처연해 보인 것도 연산의 체념 때문은 아니었을런지...
장금이 동인지는 정 안되면 어디 의뢰를 해서라도(이봐이봐)

Charlie// 실제로 영화를 보니 홍보 문구는 참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더군요. 제 리뷰는 대강 넘기셔도 괜찮으니 영화는 꼭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다스베이더 at 2006/01/06 12:26
저는...어째 강성연을 캐스팅함으로써 이준기의 외모를 더 돋보이게한 감독의 센스만 생각이[..]
Commented by EST_ at 2006/01/07 00:44
다스베이더// 강성연도 매력적이던데요. '왕을 치마폭에 싸고 노는 여자라면 저 정도는 돼야지'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앉아있던 터라...
Commented by 요아킴 at 2006/01/07 23:03
아 역시 훌륭한 감상문이십니다 ㅇㅅㅇ!

그리고 님이 말씀하신 [장금이 동인지부터 먼저...]도 동감합니다 ㅇㅅㅇ! (...어이)
Commented by EST_ at 2006/01/08 00:59
요아킴// 그럴리가요^_^;
장금이 동인지는 필히 나와야 합니다. 아니, 나올 겁니다! (어이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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