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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의 <배트맨>이나 <배트맨 리턴즈>와 함께 90년대 이후의 배트맨 붐을 주도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배트맨: The Animated Series(이하 TAS)>는, 우리나라에서도 SBS나 투니버스를 통해 방영된 바 있어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그와 관련해서 오래전부터 눈으로만 찍어두었던 책을, 아마존을 이용할 일이 생긴 참에 냉큼 주문, 결국 한권 장만하게 되었다. 지은이는 프로듀서인 폴 디니(Paul Dini)와 칩 키드(Chip Kidd)로, 각종 디자인 설정 및 캐릭터 설명을 비롯하여 배경미술과 스토리보드 등 풍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워너 브러더스의 DC계열 슈퍼히어로 애니메이션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TAS는 독보적인 존재다.책을 보자면, 일본 화보집 등의 깨끗하게 정리된 그것에 비해 다소 거친 편집도 그렇고 사용된 설정자료나 컨셉 보드 역시 상당히 투박한데, 이것이 또 시종일관 어두웠던 TAS의 맛을 잘 살려주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 배경미술이나 스토리보드를 보면 일본쪽의 연출과는 사뭇 다른 냄새를 물씬 풍긴다. TAS에서는 도시의 질감이 느껴지는 특유의 어둡고 거친 배경이 일품이었는데, 검정색 하드보드에 에어브러시 등으로 묘사하는 방법으로 그려진 것이라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일본판 뉴타입의 TAS 소개글이었던 것으로 기억) 특히 고담 시의 많은 악당들을 원작의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팀 버튼 영화판과 비슷한 느낌으로 리뉴얼한 감각이나 아트웍 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브루스 팀의 필치로 살려낸 점이 아주 좋았는데, 마땅히 자료라고 할 만한 책이 없었기에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 개인적으로는 브루스 팀의 책상을 찍은 사진(흠모하는 작가의 작업 공간 엿보기라는 건 이래저래 흥미로운 일이다)이나, 성우들의 단체사진 가운데 웃고 있는 마크 해밀의 모습(그는 이번에 새로 나온 < The BATMAN> 이전까지 워너의 배트맨 애니메이션에서 줄곧 숙적인 조커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왔다), 브루스 팀이 폴 디니를 투페이스에 빗대어 그린 캐리커처 등이 흥미로웠다. 그림 면에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 'Legends of the Dark knight'에 대한 아트웍에 몇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데, 이 에피소드에서는 도시의 전설처럼 되어버린 배트맨에 대해 극중 인물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말하는 사람에 따라 배트맨의 모습이 제각각으로 묘사되고 그에 따라 다양한 그림체의 배트맨이 등장한다. 예컨대 아주 고전적인 프로포션과 선 느낌을 가지고 있는 클래식 배트맨이 등장하는가 하면, 프랭크 밀러의 'Dark Knight Returns'에 등장하는 다소 두툼한 체형의 배트맨도 리뉴얼되어 등장하는 식이다. 또, 양쪽으로 펼치게끔 되어 있는 접힌 페이지 안에는 모든 TAS 에피소드의 타이틀 배경화면이 빽빽히 수록되어 있는 것이 아주 반갑다. 그 외에도 뒤쪽에는 NBA(New Batman Adventure)나 <배트맨 비욘드>의 설정도 수록되어 있는 등 개인적으로는 아주 배부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TAS는 요즘 카툰 네트워크에서 한창 재방영을 하고 있다는데, 집에서는 볼 수가 없어서 매우 아쉽다. 아직 요원하긴 하겠지만 <슈퍼맨>처럼 DVD 박스세트가 우리나라에서도 발매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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