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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시스의 복수(2회차)- 2005.6.2.CGV강변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다 우연히 인터넷 예매석이 한자리 남은 것을 보곤 충동적으로 예매, 드디어 두번째 관람에 성공했다. 개봉하는 날 자정에 달려갔던 첫번째 관람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리지도 않았고 시작할 때만 해도 주변의 다소 산만한 공기가 무척 신경쓰였지만, 잠시 시간이 흐른 후에 어느새 영화에 몰입해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첫번째 관람의 경우는 영화관람 자체보다도 개인적인 이벤트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감상문도 감흥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정도로 간단히 작성하는 데 그쳤지만, 사실은 딱히 뭐라고 말하기 힘든 복잡미묘한 느낌 때문이기도 했다.
이전의 여러 포스트에서 이야기했듯이 <스타워즈> 시리즈는 영화적인 재미나 개인적인 관심사 내지는 직업과 관련해서 많은 의미를 가지는 작품이기도 하고, 좀 더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자면 평생 이만한 작품의 컨셉 디자인을 해 낼 수 있다고 하면 그 이상 기쁜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며, 약간 과장하자면 여러가지 면에서 나에게 오랜 시간동안 가장 많은 즐거움을 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프리퀄의 마지막이자 시리즈의 완결에 해당하는 에피소드 3를 보고 있자니 과연 이걸 보면서 '난 지금 즐거운가?'라고 되묻게 되었기 때문이다.

클래식 트릴로지를 보면서는 사실 거림칙할 이유가 없었다. 작품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고민을 만들어내는 대신, 당대의 장인들이 만들어 낸 놀라운 시각효과를 즐기며(아울러 나도 언젠가는 저런 멋진 작업을 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과 함께) 주인공들의 입장이 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통쾌한 작품이었달까. 데드 스타의 대폭발과 함께 마치 내가 공화국의 파일럿인 양 가슴벅찬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희망>과 <제다이의 귀환>은 당연하겠지만, <제국의 역습> 또한 주인공들의 암담한 현재 상황과는 달리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혀 찜찜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이것은 엔드 크레딧이 올라갈 때 바로 전환되는 가벼운 느낌의 메인 타이틀 때문이라는 생각도 있다. 사실은 좀 우스운 이야기인데, 비극으로 끝나는 것이 자명할 에피소드 3의 경우 과연 이것이 어떻게 다가올 것인지 남몰래 걱정했다는 것도 고백해 둔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프리퀄은 세편 모두 마지막이 개운치 않았기에, 마음속에 무언가가 앙금처럼 남게 되는 모양이다. <보이지 않는 위험>의 경우도 일견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로 끝나긴 하지만 그보다는 콰이곤의 장례식에서 자기 앞날을 걱정하는 아나킨의 모습(당시에는 그게 참 싫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이나 팰퍼틴 의원의 뭔가 미심쩍은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더 뇌리에 강하게 남았었고, <클론의 공격>은 그다지 좋은 결실을 맺지 못할 것 같은 사랑에 몸과 마음을 내던져버린 두 사람의 비밀 결혼식이 어쩐지 처연해 보였던 것이다.

<시스의 복수>는 어떤가? 앞서 말한 프리퀄의 두 작품이 비록 클래식 트릴로지같은 카타르시스는 안겨주지 않았다 해도 내게 있어서 감정이입을 할만큼 심각한 드라마는 아니었던(다시말해 재미있게 본 작품이라는) 것에 비해, 마지막 작품은 솔직히 시종일관 안타까워하며 보았고 무거운 여운마저 남긴다. 스스로도 첫번째 관람 때 느낀 이 감정이 잘 이해가 가질 않아서 두번째 관람까지 장황한 감상문을 미뤄둔 것인데, 두번째 보면서도 중반 이후부터는 시종일관 '애구 저걸 어째'라는 표정으로 입가를 잔뜩 일그러뜨리고 있었으니까 처음 느낀 감정이 솔직한 것인 모양이다.

요약하자면 연출이 가장 잘 되었다든가 가장 훌륭하다든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인 감정이입 때문인진 몰라도 볼 때마다 담배를 찾게 되는 유일한 스타워즈 영화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드라마 구조도 허술하다면 허술하고 중간중간 실소를 자아낼 만큼 어처구니없는 연출이 한껏 고조된 감정을 팍 식혀버리곤 하는 등의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데도 불구하도 극장 의자에 찌그러져 붙은 채 있는대로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보고 있는 내 모습이 참으로 어색하고 이상하다. 인상도 마음에 들지 않고 연기도 어눌하다며 참 싫어했던 아나킨이 타들어가며 고통어린 절규를 쥐어짜내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내 모습은 또 어떤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대의 희망을 암시하며 마무리하고 있지만 결코 에피소드 3의 엔딩은 가볍고 기쁘지 않다. 운명의 갈림길에서 일단 헤어지게 된 쌍동이 아기들이 클로즈업 될 때 나오는 레아와 루크의 테마를 들으며 반가움보다는 아련함을 느끼게 되고, 레아를 안고 있는 오가나 의원 내외의 모습이나 아직 앳되고 순박한 모습마저 가지고 있는 오웬과 베루(아악 베루는 정말 아깝다) 내외를 보면서 '저 착한 사람들이 죄다 나중에 비참하게 죽겠구나. 루크네 삼촌은 불붙은 뼈만 남아 조카를 맞이하게 될 테고 레아의 양부모는 데드 스타 시연 때 한순간에 우주의 먼지가 되어 버릴테니까'라는 생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것 또한 얄밉다. 뭔가 잔뜩 늘어놓긴 했는데 두서라곤 없는 내 글솜씨도 당최 맘에 들질 않고, 앞으로 검은 철가면을 볼 때마다 그 안에서 앳된 얼굴이 흉칙하게 일그러진 채로 계속 울고 있는 따위의 상상을 하게 된 점 또한 원망스럽다. 도대체 내가 무슨 소릴 하고 있는거지? (자폭)


스타워즈 3: 제다이의 귀환- 1987.8.3. 허리우드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 1997.4.21. 서울극장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1997.5.4. 명보프라자
스타워즈: 제다이의 귀환- 1997.5.23. 스카라
스페셜 이펙트- 1997.12.9. 63빌딩 아이맥스관
스타워즈:보이지 않는 위험- 1999.6.25.명보프라자
스타워즈: 클론의 습격- 2002.7.7.대한극장
스타워즈: 시스의 복수(1회차)- 2005.5.26.CGV용산
by EST_ | 2005/06/03 00:04 | 영화관 2000 | 트랙백(4)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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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JOSH의 험난한 세상.. at 2005/06/03 00:09

제목 : [MOVIE] STAR WARS Episode II..
보았습니다. 처음은 역시 프리퀄이냐... 스러웠지만... (코메디 물 분위기를 내고 싶었던 건가...) 감동했습니다. 아, 프리퀄 3부작의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말이 되고 안되고는 사소한 문제, 바로 이 공화국의 몰락과 제국의 성립에서 휘둘리는 아나킨 스카이워커 - 다스 베이더 탄생 이야기로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을 모르면서도 각각 스카이라인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미워할 수 없는 젊은이이자, 연인이자, 아버지. 하지......more

Tracked from JOSH의 험난한 세상.. at 2005/06/03 00:10

제목 : [MOVIE] STAR WARS Episode II..
                                                                                                                                                                                                                                                                                                    ......more

Tracked from 계란소년의 불법 비밀 .. at 2005/06/03 00:11

제목 : 스타워즈 에피소드3를 보고 왔습니다.
휴강이 있었던 덕분에 비교적 여유롭게 다녀왔습니다. 휴강이 없었더라면 정말 딱 맞춰서 도착해서 밥도 못 먹고 그랬겠지요. 간만에 조금 장문이 될 것 같습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 시피, 아나킨의 어둠으로의 몰락과 제다이 기사단 및 제국의 성립을 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파멸로 치닫는 아나킨과 파드메의 이야기도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무너져 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조지 루카스는 프리퀄의 마지막을 장식할, 그리고 클래식 트릴로지로 이어질 씨앗을 남기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어지는 내용. 스......more

Tracked from 계란소년의 불법 비밀 .. at 2005/06/03 00:11

제목 : 에피소드3 재감상
-지난번 감상의 실망도 있고 해서, 이번엔 멀리 갈 것 없이 그냥 수원에서 봤습니다. 필름으로도 한번 보고싶었고 말이죠. 필름과 DLP상영은...생각만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DLP쪽의 해상력이 조금 더 좋았는데, 그렇다고 해도 DLP로 사영된 스타워즈 자체가 필름의 해상력 한도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레벨이었기 때문에...하지만 해상력의 차이는 분명 있긴 있었습니다. 발색은 DLP가 더 좋았습니다. 하지만 강하게 와닿을 만큼 차이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노이즈도 겨우 개봉 3일인 만큼 필름이라도 찾는다는 게 힘......more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5/06/03 00:07
제다이 마스터에서 한낱 은둔자로 전락한 오비완 케노비를 보면...역시 스타워즈의 진짜 주인공은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아니라 오비완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집니다.
Commented by 다인 at 2005/06/03 00:08
옛날 헐리우드 스튜디오 시절의 비극을 보는 그런 느낌이겠죠. 거대한 집이 불타며 무너지는 셋트를 보는 그런 기분에 가깝다고 해야 겠습니다.
Commented by EST_ at 2005/06/03 00:24
계란소년// 오비완의 경우는 참 만감이 교차하는 캐릭터입니다. 안돼 보이기도 하고 막 따져 묻고 싶기도 하고...

다인// 미처 생각지 못했던 관점인데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저멀리 불타는 제다이 사원을 바라보던 파드메를 떠올려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Commented by Sion at 2005/06/03 00:26
EST_ 님의 시리즈 전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군요. 뭐, 꼭 하나하나 일일이 정의해 놓지 않아도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전체가 하나로 커다란 의미가 되는 것이니까요.
Commented by 나른한오후 at 2005/06/03 00:42
저두 화산행성에서의 싸움의 마지막 장면에선 으그그그 하며 봤습니다...이번 에피3는 모든 전편보다도 스펙타클했음에도 역시 비극적인 드라마라는 느낌이 안가시는군요...ㅋ 아나킨 불쌍해잉...ㅜ.ㅜ(그건 그렇고 벌써 두번째 관람 성공하셨다니..엉엉 저두 빨랑 가야되는데...시간이..ㅋ)
Commented by 깃쇼 at 2005/06/03 00:46
저는 리뷰를 쓸 수나 있을지 두렵습니다. 이렇게 애정이 묻어나는 멋진 글을 읽으니 자신감이 더욱 없어지는군요 OTL
아나킨이 좀더 제대로 그려졌더라면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었을 텐데, 이 점은 끝까지 아쉬움으로 남을 듯합니다.
Commented by EST_ at 2005/06/03 01:42
Sion// 어쨌거나 갖가지 매체를 통해 20여년을 지켜봐온 셈이니까요. 저도 딱히 정확히 이렇다라기보다도 그냥 생각 따라 글을 쓰다 보니 두서가 없게 된 듯 합니다.

나른한오후// 무스타파의 대결 씬은 정말 극적이더군요.(줄타고 칼을 주고받는 부분에선 옥보단 생각이 나서 좀 그랬지만) 이번에는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꼭 받았으면 하고 생각해 봅니다.

깃쇼// 매번 그렇지만 길기만 한 글인걸요;(사실은 이거 뒤에 더 장황하고 긴게 하나 올라갈텐데... OTL) 아나킨에 대해서는 참 복잡한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론 뭔가 어눌하고 어색하다는 부분들이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보여서 의외의 감정이입이 되었는지도 몰라요.
Commented by JOSH at 2005/06/03 10:09
> 개인적으론 뭔가 어눌하고 어색하다는 부분들이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보여서 의외의 감정이입이 되었는지도 몰라요.

동감입니다.
두번째 트랙백 글에서도 썼지만,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그래서 날 보고 어쩌라구!' 하고
울고싶어질 상황에 빠지는 아나킨의 처지에
감정이입이 많이 되는 듯 싶습니다.

Ep 3 에서는 그렇게 죽을 예언의 파드메를 살리려 노력했던 아나킨이,
Ep 6 의 마스크 벗는 신에서 루크가 '그럼 돌아가실거예요' 라니까
'죽음은 막을 수 있는게 아니다(자연스러운 거라고 했던가?)'라고
말하는 다스베이더가 된 것이 대치를 이루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Commented by EST_ at 2005/06/03 10:26
JOSH//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감독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것 같다는 것이 프리퀄에 느끼는 아쉬움(혹은 배신감)인 것이겠지요.

전 아나킨처럼 목숨이 걸려있는 문제가 아닐 뿐이지 실제로 그런 벽에 부딪치면 정말 기막히다는 걸 조금은 알거든요. 그래서 더 안타까웠던 건지도 모릅니다.

에피소드 3에서는 여러모로 클래식 트릴로지와의 접점 내지는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대사들이 많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루크한테 했던 대사가 알고보니 파드메한테 먼저 시전했던 것이라는건 좀 쇼크였지만)

조금 다른 이야긴데, 클래식 트릴로지의 루크도 그렇고 그가 그 후일담이라 할 수 있는 티모시 잰 3부작에서 보여준 모습도 그렇고... 색깔은 다르지만 하늘군화 집안 남자들은 천성적으로 순진한 인간들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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