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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가 블로그 최상단에 위치하는 기간이 모쪼록 길어지지 않기만 바랬는데, 어째 너무 많은 걸 바란 것 같습니다.
by EST_ | 2010/12/31 23:59 | misc | 트랙백
그림책상상 vol.8
그림책 전문지 <그림책상상> 통권 8호가 나왔습니다. 이번 호 권두 특집은 '놀라운 논픽션 그림책의 세계'입니다. 사실 그림책의 세계는 픽션과 논픽션이 콜라보레이션을 이루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모르는 것을 쉽게 알려 주기 위한' 목적으로 출발한 그림책의 속성에 충실한 논픽션 그림책의 세계를 좀더 세심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논픽션 소재를 다루고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건조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아름다우면서도 밀도 높은 그림책들이 소개되는지라 한층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사심을 좀 밝히자면 지금껏 발간된 그림책상상 이슈 중 가장 구매욕을 불타게 만드는 특집호이기도 합니다. 권두특집은 언제나처럼 특집글과 인터뷰, 책 소개 등이 적절히 분배된 구성입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작가들의 인터뷰가 실려있어 눈길을 끄는데, 먼저 꼴라쥬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이름난 스티브 젠킨스가 보입니다. 자르고 찢어 붙이며 멋진 그림을 만들지만 에릭 칼의 회화적인 느낌과는 궤를 달리하면서 실제의 질감과 종이의 특성을 기막히게 살려내는 작가죠. 이번 특집을 접하면서 새로이 만난 곤도 구미코의 인터뷰도 호감이 갑니다. 벌레에 관한 그림책으로 유명한 작가인데, 죽은 족제비 한 마리의 주검 주변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벌레며 미생물이며 진드기들의 왁자지껄한 모습이 새로운 생명의 순환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돋보이는 <와글와글 떠들썩한 생태 일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권두특집은 대략 50여페이지에 걸쳐 실려있습니다.
이번호 별책부록으로는 이윤희 작가의 <반짝반짝>이 제공됩니다. 8호가 발간될 즈음에 가진 조촐한 모임에서 들었는데, 아무래도 발간 스케쥴에 약간의 조정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이야기가 아니다 보니 개인 블로그에 늘어놓기엔 좀 부담스럽지만, 확실한 건 분명 호응이 있고 호평받고 있는 잡지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에 한계가 있다는 점과 그것이 좀더 적극적인 액션으로 이어지는 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진입 장벽이 생각 외로 높다는 의견도 있는 모양이던데, 일견 진지하면서도 딱딱해 보이지만 기실 강력한 논조나 색깔을 주장하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독자층에 다가서려 애썼던 편집부의 노력을 생각하면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기도 합니다. 칼럼을 연재하는 입장에서 책에 대해 마냥 칭찬만 늘어놓기도 좀 쑥스럽습니다만 <그림책상상>은 분명 좋은 책이고, 그림책 자체만을 다루는 저널이 전무한 상황에서의 희소성만을 감안해도 충분히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기에 좀더 힘을 얻어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일정 조정과 함께 지면도 개편이 이루어질 것 같고, 아마 기존의 지형도가 상당부분 달라짐에 따라 제 칼럼도 8호가 마지막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림책상상>의 리뷰는 계속 이어집니다.^^

- 8호 목차(클릭)


Special Story: 놀라운 논픽션 그림책의 세계
- 논픽션 그림책에 대하여: 신명호
- interview: 피터 시스
- interview: 스티브 젠킨스
- interview: 미우라 타로
- interview: 곤도 구미코
- interview: 권혁도
- interview: 허은미
-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논픽션 일러스트레이션: 마틴 솔즈베리
- 재미있는 논픽션 그림책
-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생명의 세계

New Story1: 잃어버린 대화- 최다혜

Gallery: 난 아직 그림책을 낸 지 9년 밖에 되지 않은 신인이라오- 김재홍

Essay:
- 그림 속 그림책: 김은기
- 나쁜 아이를 사랑하는 그림책: 김이경
- 그림책 속 아빠 모습: 유상
- 보배 구슬을 인 나찰과 칠보 연못 이야기: 김혜환
- 별과 밤에 대한 나의 책: 신동준
- 고베 그림책 산책: 박소영
- 뱀, 강물처럼 굽이치는 생명력의 근원: 이강호
- 2009 마츠가와 마을에서: 박철민

My Favorite: 너를 닮고 싶다! 너를 담고 싶다!
Society: 그림책 화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하여- 김종도
Library: 담작은도서관
Campaign: 별곰 레모의 즐거운 도서관 만들기

SangSang Cafe:
- 추천 신간
- 지구촌 그림책 소식


- 그림책상상 홈페이지(간단한 정보 및 공지, 정기구독 문의 등)
- 그림책상상 블로그
- 상출판사 홈페이지

그림책상상을 소개합니다.(1호 리뷰)
그림책상상 vol.2
그림책상상 vol.3
그림책상상 vol.4
그림책상상 vol.5
그림책상상 vol.6
그림책상상 vol.7
by EST | 2009/11/05 00:30 | 서적/미디어 | 트랙백 | 덧글(2)
[피겨] ANA 유니폼 컬렉션 2: Review (3)
약 4개월만에 이어지는 ANA 유니폼 컬렉션의 마지막 리뷰입니다. 시리즈 2탄의 세번째 리뷰는, 두번째와 마찬가지로 피겨별 상세 리뷰부터 시작합니다. 지난번에 이어 나머지 3종(컬러 배리에이션이 이쪽에 몰려있기 때문에 총 5종입니다만)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어지는 내용(클릭)



ANA Uniform Collection 2- 그라운드 스탭(핑크 스카프/ 블루 스카프):
ANA항공사의 비행기를 이용할 때 공항에서 마주치는 인력들. 이미지의 배경으로 사용한 사진은 몇년 전 일본 여행 때 찍은 것으로 우연찮게 실제 스탭의 사진도 담겨 있었습니다. 물론 피겨랑은 다르지만요.
그라운드 스탭은 착용하고 있는 스카프의 색깔에 따라, 핑크/ 블루 2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원형사는 시리즈 1탄에서 1대 유니폼을 맡아 훌륭한 원형을 제작했던 아베 타쿠미.
다소 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좀 밋밋한 감이 있는지라 2탄 전체를 통틀어 가장 무난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 피겨입니다.
딱히 동적인 자세를 갖추고 있진 않다고 하지만, 흐트러짐이 없이 승객들의 편의를 돕는 그라운드 스탭의 위치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런 단정한 느낌이 더 어울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례 때문에라도 다소 어려보이는 시리즈 전체의 인상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조금 성숙해 보이기도 합니다.
상체와 하체의 연결 부분이 살짝 한쪽으로 쏠린 듯한 단점이 있어서 아쉽긴 합니다만, 스카프나 이름표는 물론이고 손에 들고 있는 무전기 등을 비롯해서 줄무늬가 들어간 유니폼의 조형은 나무랄 데 없이 잘 되어있습니다.

ANA Uniform Collection 2- 캐빈 어텐던트(블루 블라우스/ 퍼플 블라우스):
다섯번째 피겨는 블라우스 차림의 캐빈 어텐던트. (앞의 리뷰에도 적었지만 캐빈 어텐던트는 요즘 일본에서 스튜어디스라는 말 대신 널리 쓰이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번 시리즈 중에서 가장 날렵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 피겨로, 시원한 반팔 블라우스에 살짝 휘날리는 듯한 스카프가 더할나위없이 잘 어울립니다.
캐빈 어텐던트 또한 그라운드 스탭과 마찬가지로 블루 블라우스와 퍼플 블라우스, 2종의 컬러 배리에이션이 적용되었습니다. 원형사는 시리즈 1탄에서 가장 발랄해 보이는 2대 유니폼을 담당했던 미야카와 타케시.
우리가 흔히 공항 등에서 마주치는, 가방을 끌고 걸어가는 스튜어디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걷는 모습은 자친 단조로울 수도 있습니다만 살짝 돌아보는 모습과 몸의 각도 등이 절묘하게 어울려 멋진 동세를 만들어냈습니다. 사실 이런 동세는 자세 뿐만이 아니라 심하다 싶을 정도의 개미허리에도 기인한 것입니다만, 다소간의 과장이 허용되는 피겨에서 이정도의 조형적 감각을 발휘하는 것도 나쁘진 않죠.
개인적으로 요렇게 동그스름한 이마를 좋아하는 건 차치하고라도, 어딘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마저 풍겨오는 살짝 도도한 표정을 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피겨 비례에 걸맞는 귀여움 또한 적절히 갖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타이트한 정장 특유의 느낌이 동세와 기막히게 맞물려서 전체적으로 긴장감있는 몸매를 구성한 조형이 아주 탁월합니다.
별도로 떼어낼 수 있는 가방의 조형도 스케일을 감안하면 무리 없는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딱 한가지 단점이라면, 가방 손잡이에 얹게 되어있는 손이 그리 잘 밀착되지 않아 따로 도는 듯한 느낌이 있다는 점. 가방과 피겨과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시리즈 1탄의 6대 유니폼을 생각해보면 살짝 아쉬운 부분입니다.

ANA Uniform Collection 2- 캐빈 어텐던트(에이프런):
시리즈 마지막 피겨는, 캐빈 어텐던트의 앞치마 버전입니다. 같은 캐빈 어텐던트이지만, 앞치마 하나만으로 상당히 인상이 달라졌습니다. 원형사는 시리즈 1탄에서 6,8,9대 유니폼을 맡아 맹활약했던 에노키 토모히데.
비행중인 기내에서 승객들의 편의를 돕는 모습을 아주 잘 잡아냈습니다. 자세만 보면 일견 어정쩡한 듯한 느낌인 것도 같지만, 손에 들고 있는 물건들이며 동세의 균형이 아주 잘 잡혀있습니다.
앞치마 때문에 몸매 면에서 살짝 손해를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를 이루고 있는 곡선들의 비율이 좋아서, 따로 찍어놓고 보니 새삼 원형의 탁월함이 눈에 들어옵니다. 블라우스 버전과 마찬가지로 유니폼에서 나올 수 있는 몸의 선이 아주 잘 표현된 느낌.
기내에서의 서비스를 상정한 피겨인지라 손에는 음료를 들고 있는데, 아마도 커피가 아닐까 합니다. 색깔로 유추해 보면 콜라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따로 덜어낸 컵에 투명부품으로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걸 표현한 걸로 봐선 역시 커피인 듯 합니다. 작지만 정교하게 잘 표현되었습니다.

오래전에 마무리를 지었어야 할 리뷰입니다만, 이렇게 저렇게 미뤄오다 결국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네요. 아무래도 2탄이다보니 1탄때처럼 홀린 듯이 화끈하게 리뷰를 하진 못한 감도 있긴 한데, 그래도 전체를 다시 돌이켜 보니 꽤나 즐거운 리뷰였음에는 틀림없습니다. 이 피겨 시리즈의 대히트에 영향을 받았는지 이런저런 유니폼 관련 미소녀 피겨 시리즈가 꽤 나오긴 했습니다만, 역시 개인적으로 이만한 만족도를 주는 시리즈는 없는지라 딱히 관심이 가진 않는군요.
마지막은 전 시리즈 단체 컷으로 마무리^^

[피겨] ANA 유니폼 컬렉션: Review (1)
[피겨] ANA 유니폼 컬렉션: Review (2)
[피겨] ANA 유니폼 컬렉션: Review (3)
[피겨] ANA 유니폼 컬렉션 2: Review (1)
[피겨] ANA 유니폼 컬렉션 2: Review (2)
by EST | 2009/11/04 02:36 | 취미생활 | 트랙백(1) | 덧글(8)
디스 이즈 잇- 2009.11.2. 메가박스 신촌
'벌받을 소리인 줄은 알지만, 난 차라리 그가 세상을 떠나 그냥 전설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고 한 적이 있다. 요절해서 전설이 된 별들이 많이 있건만 정작 일찌감치 전설이 된 그는 가십란에 오르내리는 한낱 조롱거리로 전락한 것 같아 안타까와서 한 얘기였다. 당연히 그 이면에는 팝의 황제가 다시한번 화려하게 건재함을 과시할 큰 한방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었다. 하지만 입방정이라는 게 달리 입방정이 아니다. 막상 난데없는 그의 부고를 전해듣고 나서, 저딴 소릴 지껄였던 내 입이 잠깐이나마 원망스럽지 않았다면 새빨간 거짓말일 것이다. 그의 일생에 있어 아마도 화려한 마지막 쇼가 되었을 콘서트를 목전에 두고 들려온 그의 부고를 접하니, 역시 함부로 입을 놀릴 게 아니구나라는 후회와 미안함 그리고 고향별로 돌아간 그를 생각하며 느낀 '나도 이제 나이를 먹어가는가'라는 을씨년스러운 안타까움이 덤으로 딸려왔다.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음반이 달랑 <데인저러스> 하나뿐임을 깨닫고, 조의금을 내는 기분으로 지금껏 미뤄왔던 그의 음반들을 구입한 후, 내가 오래전에 반했던 그 맑은 목소리를 들으면서 추억과 안타까움을 동반한 묘한 행복감에 빠져들었다.

<디스 이즈 잇>은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하던 마이클 잭슨의 몇달간을 함께하며 그의 모습과 그의 목소리,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덤덤하게 잡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완성 단계에 도달한 화끈한 쇼를 들여다보는 일이기에 딱히 극적인 연출이나 극영화같은 완급 조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도입부부터 자신이 오디션에 참가한 것 만으로 이미 충분히 흥분되어 있음을 감추지 못하는 백댄서들의 모습마냥, 영화는 힘있게 흘러간다. 단순한 춤꾼이 아닌 훌륭한 음악가이자 엔터테이너인 그의 카리스마에 기인한 것이다. 팝의 황제가 리허설을 통해 음의 길이를 지적하고 안무를 조절하며 관객들에게 완벽하게 어필할 수 있는 멋진 쇼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듯한 느낌에, 극영화와는 또다른 감으로 몰입할 수 있었다. 그의 리허설 독무대를 보며 무대 아래에서 환호하는 백댄서들. 그걸 보고 무대의 총 책임자인 올테가가 웃으며 던진 '마치 교회같군'이라는 말이 어찌보면 이 영화의 의미를 가장 함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 교회의 신도였다는 걸 부인하진 않겠다.

해외 토픽란을 통해서나 접하는 것 외엔 사실 이렇게까지 가까이서 그의 모습을 볼 일이 일찌기 없었음을 생각하면, 이미 자기 고향별로 돌아간 다음에야 이런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기묘한 아이러니다. 사실 말년의 그는 거의 박제된 스타에 다름없었으니까. 이 작품에선 리허설에 심취한 와중에도 본 공연을 위해 목을 보호하려고 한껏 내지르는 일을 삼가는 모습부터 원래 계획과 연습을 맞춰 가며 어느 소절을 빼고 넣을 것인지 직접 결정하는 모습, 그런 그와 함께 공연을 준비하며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주변 인물들은 물론이고 간혹 '그가 다시 무대에 선다'는 감흥을 감추려 하지 않는 스탭의 모습 등을 만날 수 있다. 가녀린 목소리로 마치 노랫말같은 애매한 표현을 써 가며 음의 강약과 느낌을 주문하는 가운데서도, 함께 작업하는 동료들에게 행여 누가 되지 않을까 조심하는 듯한 모습은 마치 흠집이 나기 쉬운 섬세한 유리같은 인상인지라 왠지 짠한 기분이었다. 다소 쑥스러울 정도로 직접적이고도 노골적인 인류와 사랑에 대한 메시지는 그런 어린아이같은 감수성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하지만 이것저것 다 떠나서,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역시 미완으로 끝난 그의 마지막 공연을 체험하는 듯한 경험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간접체험'을 영화(또는 영상물)의 본질 중 하나로 친다고 할 때, <디스 이즈 잇>은 그 본질에 매우 충실한 작품이다. 앞서 적은 준비 과정과 주변인물들의 생동감있는 목소리와 함께, 거대한 쇼의 중심에서 섬세한 카리스마로 모든 것을 장악하고 만들어가는 마이클 잭슨의 모습을 아주 가까이서 보는 듯한 느낌. 그리고 전성기 때 같진 않지만 50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그의 춤과, 레코딩과는 달리 실제 연주와 함께 흐르는 그의 건재한 미성을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다는 점 만으로도 이 작품은 큰 화면으로 만나볼 가치가 있다. 친숙한 노래가 나올 때면 나도 모르게 입으로나마 따라부르고 손가락을 퉁겨 가며 울고 웃었다. 전세계 2주 한정 상영. 평생 후회한다는 건 이런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하는 얘기다.

- 엔드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소박하지만 큰 쿠키가 하나 나온다. 대단하진 않지만, 그의 음악을 좋아하고 이 영화를 보며 코끝이 찡해옴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쿠키라고 생각한다.
by EST | 2009/11/03 23:24 | 영화관 2000 | 트랙백(1) | 덧글(5)
[작업중] 기가노스군 메탈아머 2기
WAZ의 취미모형 프로젝트용으로 제작중인 프라모델입니다. <기갑전기 드라고나>에 등장하는 기가노스군 메카 2기로, 마감이 1주일 미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기한 내 완성은 못하고 현재 마무리 작업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손재주가 별로 없는 사람이 구판 키트를 만지려니 힘에 부치는 곳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만, 삽질 끝에 어찌어찌 이 정도까진 왔네요.
먼저 메탈아머인 AMA-03B 게바이입니다. 여느때처럼 험브롤 에나멜을 붓으로 채색했고, 타미야 에나멜로 약간의 워싱 비슷한 흉내만 낸 정도입니다. 도료 특성과 딸리는 손재주로 인해 캐릭터 모델 특유의 알록달록한 원색은 살리기 쉽지 않았지만, 50cm정도 떨어져서 보면 그럭저럭 봐줄만 한 정도까진 진행했습니다. 조이드처럼 패널라인이나 몰드가 아주 복잡하면 약간의 먹선 작업만으로도 효과가 좋고 뒷일 걱정없이 마구 더럽혀도 괜찮았는데, 확실히 이렇게 넓은 면이 펼쳐진 스타일의 경우 대강의 눈속임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지금 스티커가 잠시 실종돼서 아직 못 붙이고 있는데, 추가로 데칼을 붙일지 말지는 좀 봐야겠습니다. 도색면이 매끈하진 않은지라, 아무래도 살짝 치핑 같은 짓은 해 줘야 썰렁하지 않을 듯.
두번째는 플루크 아머인 FFA-02 슈왈그입니다. 고관절을 살짝 손본 게바이와는 달리 이쪽은 폴리캡 몇가지를 규격에 맞춰 요즘 것으로 교환해준 것 외엔 완전히 스트레이트로 만들었는데, 구판임에도 불구하고 모양새가 상당히 잘 나왔습니다. 이건 일정에 맞춰볼 생각으로 락카 채색을 했는데, 도료 특성은 물론이고 에어브러시를 사용한 덕분에 도막도 깔끔하고 해서 게바이랑은 상당히 다른 분위기가 됐습니다. 에어로 작품들을 참고해서 비행기같은 느낌을 좀 더 줘볼까 하는 생각도 있긴 한데, 막상 깔끔하게 떨어진 채색 상태를 보니 더럽힐 엄두가 잘 나질 않는군요.
스탠드에 올려둔 상태. 실은 이 작업을 하면서 모 샵의 오리지널 상품인 투명 스탠드를 몇개 주문했는데, 상당히 취향에 맞는 제품을 만났습니다. 일단 반다이 제품군처럼 필요 이상으로 요란뻑적지근하지도 않고 아주 단촐한데다, 기본적으로 조인트 역할을 하는 두가지 길이의 봉에 딸린 거치대와 링 등을 사용하면 의외로 응용 범위가 넓습니다. 크기가 아담하기 때문에 약간 애매한 구석도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작은 놈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HG제품군 정도까진 대략 커버할 수 있는데다 약간 머리를 쓰면 조이드에도 활용할 수 있는지라 금상첨화. 덤으로 10월 말일까지는 신제품 출시 기념 이벤트로 하나를 주문하면 하나를 더 주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아카데미 비행기 키트에 딸려나오는 스탠드를 따로 살 때 2,000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개당 1,500원이 좀 안되는 가격도 상당한 장점이군요.

아무튼 여차저차해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달부터 주구장창 이런저런 일들이 생겨서 쓸데없이 분주하지만 않았으면 마음의 여유도 좀 갖고 덤볐을텐데 어째 그게 여의치 않아서... 어찌됐건 빨리 마무리를 지어봐야겠네요. 아우 추워라.(음?)
by EST | 2009/11/02 20:39 | 취미생활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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