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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양 두번째 화보집: 통신판매용 포스트
지난 2월 서울 코믹월드에서 선보인 "EGLOOS 2nd Color illustration book"을 통신판매합니다. 이글루스의 일러스트레이터 30인이 모여 각자의 해석으로 구현한 그림들이 수록된 올 컬러 동인 화보집으로, 표지와 내지 포함 40페이지이며 판형은 B5입니다. 서울 코믹월드 때와 마찬가지로, 특전으로 미니 엽서 2종이 제공됩니다.

통신판매에 대한 세부내용(클릭)


- 책 가격은 5,000원이고, 우체국 등기로 배송할 예정입니다.
- 배송비는 1권 2,500원/ 다수 주문시 2권째부터는 권당 500원씩 추가해 주시면 됩니다.
- 통판 게시판이 따로 개설되었습니다만 현재 글 수정이 되지 않아 제 블로그에 올립니다.
- 신청하실 분은 아래 내용을 작성하셔서 일단 이 포스트에 비밀덧글로 작성해 주십시오.

=================================================================================

1. 수령인: 책을 받으실 분의 이름입니다. 반드시 실명을 기재해 주십시오.
2. 입금인/ 은행명: 계좌이체 또는 입금시 입금하신 분의 이름 및 은행명.
3. 신청 부수: 구입 희망 부수를 적어 주세요.
4. 휴대폰 번호:알려주시면 가능한한 등기번호를 문자로 알려드리겠습니다.
5. 주소: 꼭 우편번호를 함께 적어주십시오. 제가 검색해서 쓰다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


- 입금계좌는 우리은행 1002-734-745819(예금주 이강호)입니다.

- 위 계좌로 입금하신 후 글을 올리실 때, 주소 등의 인적사항이 들어가는 만큼 꼭 비밀글로 덧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재고가 아직 넉넉하므로 따로 예약 등을 받지는 않을 듯 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신청서 작성은 입금 후에 해 주시면 글이 중복되어 헛갈리거나 할 일이 줄어드니 이점도 부탁드립니다.

- 신청분은 이번주부터 1주일 단위로, 매주 금요일까지 입금된 내역을 확인 후 주말에 정리하여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배송할 예정입니다. 서울지역 재고 담당자인 제가 직장인이고 당분간 빠른 대처가 쉽지 않은 관계로, 부득이 1주일 단위로 처리하게 된 점은 아무쪼록 양해해 주십시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글은 통신판매가 진행되는 동안은 블로그 최상단에 배치합니다.
by EST_ | 2008/05/30 02:31 | 딸사랑은 아빠의 로망 | 트랙백(5) | 핑백(2) | 덧글(40)
나만의 헤로인을 만들어 보자!!
나만의 히어로를 만들어 보자!!<- 잠본이님 댁에서 가져왔습니다.

흥미로운 장난감인지라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흐흐. 뭔가 새로운 히어로를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일단 제 마음속의 영원한 헤로인... 에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누구인진 너무나 빤하지만 아무튼 결과물은... (클릭)

술렁술렁 해 본 것으론 이 정도가 아직 한계인 듯. 뒤에 달린 게 뒷머리가 아닌 날개로 보이는 건 단순한 착시올습니다 훗.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이크사-1!! ㅠ ㅠ) 버터 내음 가득한 화풍으로 그려본답시고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 봤지만 역시 본가의 버터풍은 따라갈 수가 없군요.
덤으로 동생도 시도. 으하하하 ㅠ ㅠ
혹여 원전을 모르시는 분들은 좌측의 '이크사전설' 카테고리를 참조해 주셔요.

★Create Your Own Super Hero at MarvelKids.com<- 마벨라이즈하는 곳은 여기.
by EST_ | 2008/05/09 23:43 | 이크사전설 | 트랙백(2) | 덧글(4)
IRON MAN
한창 상승 무드 타고 있을 때 생각난김에 찍어보자고 늘어놓은 책들. 오른쪽부터 극장에서 입수 가능한 국내판 브로슈어, DK의 < THE MARVEL ENCYCLOPEDIA>, 위저드 매거진 2000년 1월호, 그리고 < HOUSE OF M SKETCHBOOK>.
위저드 매거진은 예전 회사 이사할 때 창고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건데, 그냥 두면 버려질 상황이길래 일단 집어들고 나중에 보니 통권 100호라 나름 기념할 만한 백이슈였다는 사연이 있다. < HOUSE OF M SKETCHBOOK>은 3년쯤 전에 cyrus님께서 선물해 주신 멋진 책으로, 스텔스 아머니 헐크버스터니 하는 아이언맨 아머 수트의 변종들을 상당수 봐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실린 컷은 거의 건담 센티넬 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서 가벼운 쇼크였다. <아이언 맨>은 꽤 성공적으로 영화 데뷔를 한 것 같고, 마블의 야심만만한 기획들이 줄줄이 이어진다고 하니 언젠가 극장에서 다양한 모습의 아이언맨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by EST_ | 2008/05/08 01:35 | 서적/미디어 | 트랙백 | 덧글(5)
아이언 맨: 2008.5.1/ 5.2- CGV상암/ CGV신도림

희대의 오락영화라 할 만한 걸출한 물건이 나오는가 하면 언제 그런 영화가 만들어졌냐는 듯이 스리슬쩍 잊혀진 것들도 만들어지는 가운데, 어느새 슈퍼히어로 장르는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큰 축을 담당하는 소재가 되었다. 최근 영화화된 추세를 보면 DC코믹스보다는 단연 마블 코믹스 쪽이 숫적 우세를 자랑하는 가운데, 드디어 마블의 유명 히어로 중 하나인 아이언맨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내게 있어서 아이언맨은 익숙하다면 익숙하나 그렇다고 잘 아는 캐릭터냐 하면 그것도 아닌, 좀 애매한 캐릭터이긴 하다. 이 캐릭터를 처음 만난 건 중학생 때 오락실에 있었던 <캡틴 아메리카>라는 게임을 통해서였고, (4인 동시 플레이가 가능했던 게임으로 캡틴 아메리카, 비전, 호크아이, 그리고 아이언맨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한참 뒤에 나온 캡콤의 관련 게임들을 통해 약간의 배경 스토리를 알게 된 후 모 홈페이지의 자료 등을 통해 읽은 것들이 전부니까.

아무튼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아이언맨으로 거듭나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기업 총수로 상당한 재력가이며, 스스로 만든 아머 수트를 통해 히어로가 된다는 정도 외에 잡다한 주변 이야기나 인물들의 간략한 상관 관계 정도이다. 예고편을 보고 상당히 달아올라 있었으되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사전 지식이 그렇게 많지 않은 상태에서 본 영화인지라, 어떤 의미에선 영화를 곧이곧대로 즐길 수 있는 여건이긴 했다.

미리니름 방지 차원에서 일단 한번 가린, 이어지는 내용(클릭)


12세 관람가 등급이고 표현 수위가 높지 않다고 해서 폭력성이나 어른들의 연애에 관한 분위기가 결코 부드럽지만은 않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경쾌하고 즐겁다. 마블 코믹스에서 가장 강력한 재력을 자랑하는 기업의 CEO이니만큼 "배트맨" 브루스 웨인과 자주 비교가 되는 인물이긴 한데, 부모님을 살해당한 뒤 그 트라우마로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어둠의 기사로 거듭난 배트맨에 비해 이쪽은 상대적으로 밝다고 해야 하나... 조실부모한 점은 브루스 웨인과 같지만, 오히려 사고의 빌미를 제공한 브레이크 제작 회사를 인수해서 제품을 개량, 사고율을 떨어뜨렸다는 뒷이야기를 알고 보면, 단순히 부자에다 스스로 만든 장비를 통해 히어로 노릇을 한다는 점 때문에 비슷하다고 묶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런데 예전에 들은 이야기로 코믹스 세계에서 제일 부자는 렉스 루터라고 들은 것 같은데 최근 글을 보니 토니 스타크가 1위라는 것 같아서 좀 헛갈린다)

수십년 동안 쌓여온 원작판의 이야기들은 별개로 치고 적어도 영화판에선 아주 경쾌하게 풀리는 모습에 호감이 가는데, 솔직히 스토리상으로 보면 토니 스타크는 참 재수없는 인간이다. 어려서부터 천재성을 보이며 젊은 나이에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고 군수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등 재력과 재능도 출중한 데다, 그런 재력을 이용해서 온갖 여성편력과 갖가지 취미(평생 장난감을 손에서 놓지 않는 남정네들의 특성상 억만장자의 취미라는 건 그저 부럽기만 할 뿐이다)생활을 즐기며 적당히 세상에 자신을 어필하는 등...

한마디로 요약하면 '은수저 물고 태어난 엄마친구아들'이라는 것인데, 그거야 그냥 부럽고 얄미울 따름이지만 사회적인 행동 면을 보면 꽤나 웃긴다. 사실 이게 진지한 영화였다면 '자기 회사에서 만든 무기들이 자국을 위태롭게 하고 무고한 인명을 해치는 현실'을 목도하고 각성해서 히어로로 거듭난다니, 세상에 어른씩이나 돼서 그런걸 전혀 예상 못하고 무기 만들어 팔고 있었단 얘기 아닌가. 그런 고로 영화 중반에 이라크로 날아가 자신이 만든 무기들을 파괴하고 민간인들을 구해주는 장면에서는 액션의 쾌감과는 별개로 '병 주고 약 주고 앉았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을 딱히 삐딱하게 보게 되진 않는 것이, 일련의 국제정세나 다소간의 차별적 면모를 소재로 차용하곤 있으되 주인공을 애써 미화하고 미국 만세를 외친다거나 하지 않는 데서 기인한 듯 싶다. 때때로 낄낄거리며 억만장자 히어로의 개인적 호사와 돌출행동, 그리고 갈등의 해소 과정을 지켜보면 되는 영화인 것이다. 그 모든 어설픔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본적으로 많은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할 만한 값비싼 장난감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것을 이용해서 히어로로 다시 태어나고 악당들을 응징하니 어찌 그를 재수없는 인간이라고 매도할 것인가. (방사선에 쏘이거나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로 태어나는 것 만큼이나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그나마 쬐금이라도 현실적으로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캐릭터 아닌가)

주연을 맡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연기력의 소유자이기도 하고, 한때 심한 부침을 겪은 전력이 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매우 배역을 즐기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전체적으로 살짝살짝 앞뒤를 비틀거나 주거니 받거니 하는 유머들이 잘 녹아들어 있는 극중 분위기도 그와 잘 맞는 것은 물론이고, 그런 코드들을 얄팍하지 않게 표현한 것도 장점이다. 영민하면서도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불안정함을 지닌 동시에, 날카롭기도 하면서 어린아이같이 뚱한 표정 등 다채로운 모습을 가진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것에 아주 호감이 간다. (난 특히 이양반 목소리가 아주 마음에 든다)

서글서글하니 매력적인 조연들도 영화의 즐거움에 일조한다. 일단 토니 스타크의 무적 비서인 버지니아 "페퍼" 포츠는 귀네스 펠트로가 맡았는데, 주인공과의 관계가 묘한 선을 타고 있는 점이 아주 좋다. 어떤 식으로든 궁합이 잘 맞는 조합이다 보니 살짝 로맨스 분위기를 타는 듯한 장면도 비추긴 하는데, 흔한 연애 노선으로 귀결되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관계를 유지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서로 알 것 다 알고 완만하게 씹을 것들 잘 씹어 주고 가끔은 서로의 새로운 모습에 살짝 놀라기도 하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 사실 페퍼의 존재는 매력적인 이성상이라기보다는 큰누나나 어머니 같은 느낌마저 든다.

원작에 대해 살짝 귀동냥을 해 보니 흡사 제임스 본드와 머니페니의 관계 만큼이나 화학반응은 없었다고 하던데, 그런 사실과는 별개로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점은 틀림없다. 이건 귀네스 펠트로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는데, 그 미묘한 관계를 적절히 잘 풀어내면서도 특유의 매력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그동안 적잖게 스크린을 통해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귀엽다!'고 생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나 뭐라나. 막판에 이리저리 도망치는 장면을 보면 매우 급한 와중에도 그저 큰 걸음으로 총총 움직일 뿐인데 그게 또 아주 묘하게 재미있다. 저런 캐릭터가 현실에 존재한다면 틀림없이 저렇게 움직일 거야, 뭐 그런 느낌마저 들었다.

가장 큰 악의 축을 떠안게 된 오베디아 스탠 역을 제프 브리지스가 맡은 건 아주 의외였는데, 실은 두세번째 예고편 나올 때까지도 그였다는 걸 전혀 몰랐다. 머리를 밀고 덥수룩하니 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그는, 겉으로만 봐선 도무지 속내를 알 수 없는 풍채 좋은 야심가 늙은이 역을 아주 매력적으로 연기한다.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요소들을 냉정하게 제거하고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며 주인공들을 위기에 몰아넣는 마지막까지도, 그저 캐릭터의 한 명으로 인식될 뿐이지 '저런 나쁜놈'이라든가 '어떻게 저럴 수가!'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소소한 일상사나 느물느물한 모습들이 은연중에 극중에 녹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피랍 상태에서 풀려난 토니를 맞아들이며 "치즈버거가 땡겼구만. 근데 내건?"이라고 말은 건네는 모습이나 아크 원자로를 보여주지 않는 토니에게 "그럼 피자는 먹을 생각 하지 마. 두쪽만 가져가!(이거 묘하게 구체적이어서 아주 재미있었다)"라고 외치는 장면 등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엄청난 일을 저질러 놓고도 주인공이랑 태연자약 농담 따먹기를 즐길 것만 같은 느낌의 캐릭터랄까. 초반 아포지 상 시상식에서 타임지 표지에 등장한 포트레이트가 걸작이었다.

테렌스 하워드가 연기한 제임스 로드 또한 흥미로운 캐릭터로, 토니와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며 위기의 순간에 그를 구해내기도 한다. 다만 실버스푼 엄친아라는 건 상당히 까탈스러운 존재라서, 친구관계이면서도 기실 치닥거리를 하기 바쁜 캐릭터. 중요한 스케쥴에 세시간이나 늦은 토니에게 삐져서 입이 이만큼 나와 있다가 잠시 후에 사케 병을 들고 궁시렁거리는 장면이 그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은 한 화면에서 연결되는 스튜어디스들을 보며 속으로 혼자 너무 웃어서... 아 뭐랄까 정말 생뚱맞다고 해야 하나 천연덕스럽다고 해야 하나 싶은 뻔뻔한 분위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웃겼다)

그가 마크2 수트를 보며 약간 아쉬운 듯 "다음 기회에"를 되뇌이는 장면에선 나중에 워머신의 등장을 암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흥미로웠는데, 내가 잘 몰라서 그렇지 아이언맨 뿐만 아니라 마블 코믹스 전반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손뼉을 칠 만한 요소들을 상당히 많이, 잘 녹여놓은 듯 하다. 초반 토니를 납치한 테러 집단 이름이 '텐 링'이라는 점도 그렇고(아이언맨의 가장 중요한 적이라고 하는 '만다린'이 가진 힘의 원천은 열 손가락에 낀 특수한 반지), 엔드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다음 등장하는 문제의 그분이 '어벤저스'를 언급하는 부분도 그렇다.

영화의 만듦새는 매우 마음에 든다. ILM과 오퍼니지 등이 참여해서 만든 특수효과 장면들도 매우 만족스러웠고, 한 편에서 벌써 세번이나 진화 과정을 거친 아머 수트의 디자인도 아주 좋다. (등신대 수트의 제작은 스탠 윈스턴 프로덕션에서 맡은 듯) 아머 수트로 대변되는 메카닉 요소의 표현에 있어선 <트랜스포머>의 흥행으로 한창 올라간 사람들의 눈높이에도 전혀 꿇리지 않을만큼 밀도도 높다. 단 아무래도 조금이나마 현실성을 부여해야 했는지, 마크 1의 생김새가 기대했던 대로 후기 다다이즘(DP에서 본 어느 분의 표현인데 생각할수록 최고다)의 꼴을 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 큰 스케일의 액션 장면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와 수트 제작의 과정이 결코 지루하지 않은데다, 일단 화끈해야 할 부분에선 화끈하게 속도감을 내 주었기 때문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관람했다. 오베디아가 만든 아머 수트 '아이언몽거'와 대치하는 클라이막스 부분에선 중학 시절 인상깊게 보았던 <로보캅>을 떠올라서 왠지 좋았다. (들어보니 감독이 실제로 그 부분을 염두에 뒀다는 모양이다) 거대한 철깡통과 잘 빠진 알미늄 캔이 싸우는 듯한 질감과 덩치의 대비가 ED-209와 머피의 대결 장면을 연상케 했기 때문일 것이다.

<스파이더맨>이나 <엑스맨> 시리즈같은 인기 흥행작이 될 것인지, 아니면 <데어데블>이나 <판타스틱 4> 내지는 <헐크>처럼 고만고만한 인지도로 남을 것인지, 그도 아니면 <엘렉트라>나 <고스트 라이더>처럼 부진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인지. 개인적인 감상과 현재 분위기를 봐선 첫번째 경우가 될 것 같은 느낌이 아주 강하다. 부디 속편을 통해 이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래본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토니 스타크로 카메오 출연한다고 하고, 단순히 속편 뿐만이 아니라 뭔가 잔뜩 몰려올 것 같은 분위기로 가득하던데, 과연 마블이 직접 스튜디오의 이름을 걸고 뛰어들어 프랜차이즈에 간여하기 시작한 성과가, 어떤 결과로 다가올 지 은근히 기대가 된다.
by EST_ | 2008/05/07 00:50 | 영화관 2000 | 트랙백(3) | 덧글(17)
타이드랜드- 08.5.3.한국영상자료원
이번 씨네21 영화제 표를 확보한 친구 LINK군이 배려해준 덕분에 보게 된 영화. 실수로 내가 늦는 바람에(거듭 미안허이 ㅠ ㅠ) 초반 3분 정도를 놓치고 보기 시작했는데, 예전에 LINK군이 예고편 클립을 보여준 것 외엔 전혀 사전정보가 없이 보았다곤 하나 이렇게 가닥을 잡지 못한 채 영화를 본 것도 참 오랜만이다.

내용은 일견 단순하다. 마약에 찌든 부모와 함께 살던 소녀 질라이자 로즈는, 마약 후유증으로 엄마가 죽자 록밴드를 하던 아버지 노아와 함께 할머니가 살던 시골 집에 정착한다. 우거진 갈대숲 가운데 자리잡은 시골 집의 주변에는 벌에 쏘여 한쪽 눈을 잃고 개 눈을 대신 박아넣은 델이라는 중년 여성과, 지체부자유자로 나름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는 델의 남동생 딕킨스가 살고 있다. 노아마저 마약 후유증으로 죽어버린 와중에, 제대로 된 환경에서 자라지 못한 상황에서 특유의 감수성과 순수함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질라이자 로즈와 자신만의 세계에서 잠수함을 갖고 괴물 상어 사냥을 시도하는 딕킨스는 기묘한 유대를 나누는데, 과거 노아와 이루지 못한 인연이 있었던 델의 호의를 입고 평온하게 사는 듯 싶었지만 결국 이들의 관계는 파국을 향해 흘러간다.

단순한 내용은 무슨, 뻥이다. 사실 위에 쓴 몇 줄 나부랑이는 이 영화를 전혀 요약하지 못하고 있다. 위에 적은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이 영화는 정말 불편하면서도 때론 매혹적이지만 등장인물 중 제정신이 박힌 인간은 하나도 없을 정도로 기괴한 내용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실은 시작부터 당황한 것이... 엄마는 침대에서 마리화나만 줄창 피우며 쵸콜릿을 손에서 떼지 않고, 10살이나 되었을까 싶은 어린 딸아이가 아빠한테 주사해 줄 마약을 준비하고 있는 광경부터 맞닥뜨린 상황에서 당혹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질라이자 로즈의 친구라곤 지저분한 인형 '머리들' 뿐인데, 이 인형 머리를 손가락에 끼우고 혼자 몇 사람 분의 목소리를 내며 자신만의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기묘한 아름다움은커녕 무섭다는 생각이 들 판이다.

게다가 아버지인 노아는 시골 집 의자 위에서 마약 중독으로 죽어버리고 마는데, 로즈는 이걸 인식하지 못하는건지 아니면 무덤덤한 건지 입 박으로 변색한 혀가 부풀어오르고 썩은내가 진동을 하는 와중에도 큰 불편함 없이 함께 지낸다. 식료품 배달부를 유혹해서 돈 대신 섹스를 제공하는 델이 그나마 등장인물 중에서 조금 평범한 사람인가 했더니만, 과거에 사랑을 이루지 못한 노아의 시신을 발견하곤 박제로 만들어 보존하기 시작한다. (종국에 밝혀지지만 다소 비틀린 극단적 신앙을 갖고 있는 델은, 언젠가 부활할 날을 대비해 자기 모친의 시신을 미이라로 만들어 침실에 눕혀놓은 사람이기도 하다;) 간질 후유증으로 심신이 불편하지만 나름 어린아이같은 내면세계를 갖고 있는 딕킨스 또한 일견 로즈와의 순진한 유대를 잠시나마 보이는 듯 하나, 기실 할머니와 가졌던 모종의 성적 관계가 암시되는 등(쑥스러운 얼굴로 키스 이야기를 하면서 혀를 널름거릴 때는 좀 두렵더라) 잠이 확 깨는 설정들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몰려온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전정보가 전혀 없었다곤 하나 대체 감독이 무슨 의도로 만든 영화인지 당최 짐작도 못하겠다. 이 영화의 감독은 테리 길리엄이다. <그림 형제> 이후로 꽤 오랜만인 셈인데 사실 이 영화는 2006년 작품이라는 것 같다.

초반을 넘기면서부터 시종일관 불안하게 영화를 본 것도 참 묘한 경험인 셈인데, 초장부터 워낙 막 나가는 이야기를 펼쳐보이니 뭔가 좀 비정상적이다 싶은 장면이며 인물들이 등장하면 이게 어디로 튈 지 안심을 할 수가 없다고 해야 하나. 일단 차분한 색감 가운데 역겹고 골때리는 상황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평선으로 화면을 대각선 분할하는 구도나 어안렌즈로 잡은 듯한 화면을 통해 마치 마약에 살짝 취한 듯한 느낌을 계속 주는 등 매우 불편한 구도를 주로 사용한 점 또한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거기에 순수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면도날같이 불안한 느낌을 주는 질라이자 로즈가 그 불안감을 몇배로 부풀리는 것이, 순수한 듯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퇴폐적인 성인 여성의 유혹적인 냄새를 풍기는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극중에서 딕킨스를 왕자님이라고 부르며 천연덕스럽게 난 당신의 영원한 부인이라는 둥 뱃속에서 아기가 자라고 있다는 둥의 이야기를 끈적하게 늘어놓는 부분에선 보는 사람이 다 겁이 덜컥 날 지경이었으니까. 솔직하게 말하면, 위에서 언급한 부분 때문에 저러다 뭔가 큰일 나는 거 아닌가 싶어서 계속 좀 쫄아 있었더랬다.

테리 길리엄 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 할 만한 <타이드랜드>에서, 주인공 로즈의 순수하면서도 분열적인 모습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된 요소이기도 한데, <사일런트 힐>의 홍보 스틸에서 국보급 마빡으로 E모씨를 한방에 보냈던 조델 펄랜드의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다. 조델 펄랜드는 로즈 역 이외에 네 인형'머리'들의 목소리도 연기했는데, 혼잣말로 주고받던 대화가 은연중에 자연스러운 대화로 이어지는 등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 많았음에도 경악스러울 정도로 소화하고 있다. 게다가 독특하면서도 때론 호러적인 면모마저 보이는 로즈의 내면세계로 인해 영화상에선 상당히 인상적인 비주얼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게 또 불편한 듯 무서운 듯 하면서도 매력적이다. 노아를 박제할 때 뱃속에 집어넣었던 지저분한 인형 머리들이 천사의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며 할렐루야를 외치는 장면에서, 마치 오래된 교회나 성당처럼 보이는 배경이 실은 갈비뼈가 골조를 이루고 있는 노아의 뱃속 풍경이었던 걸 알아채곤 감탄이랄지 충격이랄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기도 했고, 인형 머리가 옆으로 넘어지며 순식간에 눈을 꿈뻑이는 로즈의 얼굴이 그 위에 덧씌워진 장면에선 발 끝부터 정수리까지 소름이 와라락 달려가는 듯한 느낌마저 받았다. (사실은 영화 보면서 제일 깜짝 놀란 장면;) 의자에 앉은 채 썩어가는 노아의 시신이 온갖 가재도구들과 함께 둥둥 떠다니는 물속을 헤엄쳐가는 장면이나 시골집 전체가 거대한 늪으로 누워들어가는 듯한 환상 또한 인상적이다.

영화를 곱씹으며 감상이랍시고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감독이 무슨 생각과 의도로 이런 작품을 만들었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다만 두가지는 확실하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호오가 엇갈리는 감독이라곤 하나 적어도 '독특한 비주얼'이라는 면에선 어떤 식으로든 눈을 반짝이게 만들었던 테리 길리엄에 대한 기대를 앞으로도 버릴 수는 없을 거라는 사실을 확인한 점.(한가지씩은 꼭 탁월한 비주얼을 선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LINK군의 말에 백번 공감. 비교적 범작 소리를 들었던 <그림 형제>에서도 괴물 말이 아이를 집어삼키는 장면 같은 데는 개인적으로 매우 아찔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앞으로 조델 펄렌드라는 배우를 눈여겨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아버지의 시체를 옆에 두고도 일견 태연자약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질라이자 로즈의 기이한 행동 양식이 어린아이다운 순수함과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채 비정상적인 가정에서 성장한 데 기인한 것이겠거니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극의 클라이막스에서 노아의 박제를 껴안고 애처롭게 되뇌이는 대사를 보면 '사실 이 아이는 모든 상황을 다 인식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묘해진다. 대답할 리 없는 아버지의 '박제'에 대고 "이젠 날 좀 돌봐줘요"라고 말하는 데는 참 애처로웠는데, 세상이야 어떻든 자신만의 세계에서 따로 놀던 그녀가 가장 현실적인 바람을 토로하는 장면이었달까. 조델 펄랜드는 연기를 통해 이런 복잡미묘한 느낌을 몽환적으로 표현해냈고, 그 연기는 마지막에 암전되면서 수초간 어두운 화면 한쪽에 남아있던 눈의 잔상마저도 아름다운 악몽으로 남을 만큼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장면의 그 눈은 스틸사진만 봐도 여전히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꽤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 엔드 크레딧을 보니 제니퍼 틸리의 이름이 있었으나 극중에서 보질 못한 것 같아서 IMDB를 찾아봤더니, 극중 옛날 이야기를 통해 언급되는 '군힐다' 여왕으로 적혀 있다. (처음엔 주인공 엄마 목소리가 하도 독특해서 그 배우가 아닌가 싶었다) 특정 장면이 삭제된 상태로 본 건 아닌듯한데, 극중에서 얼핏 나온 건지 아니면 목소리만 등장을 한 건지 궁금하다.
by EST_ | 2008/05/06 00:51 | 영화관 2000 | 트랙백 | 덧글(0)
오늘의 잡상: 080505
- 때아닌 연휴이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연휴는 버리는 장기말 같은 시기인지라, 그냥저냥 꾸역꾸역 보내고 있습니다. 일단 출근하는 토요일이 껴 있었고 회사에서 이것저것 골머리를 좀 앓는 통에 먼동이 터 오는 걸 보며 자전거로 퇴근한 날도 있었어요. 서너시간 후에는 회사 동료직원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속초행 버스를 타러 터미널에 갑니다.

- 그 와중에 <아이언 맨>을 두번 봤습니다. 노동절 스케쥴 언급이 없길래 에라 모르겠다 하고 첫회를 예매했는데 다행히(?) 쉰 덕분에 아침부터 아주 즐겁게 봤지요. 그 바로 다음날엔 4월에 소멸되는 포인트를 몽땅 동원해서 회사 동료들과 단체 예매를 해 둔 두번째 관람길에 나섰습니다. 신도림 CGV 시설이 나쁘지 않던데, 디지털 상영만 잡을 수 있다면 종종 이용해볼 만한 선택지가 하나 늘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엔 친구 LINK군 덕분에 테리 길리엄의 <타이드랜드>를 봤습니다. 좀 예민할 때 봤으면 잔상이 꽤 오래 갔을만한 영화였는데, 한 장면에서 아주 자극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예고편에도 나왔던 장면이라곤 하는데... 발 끝부터 정수리까지 소름이 좌아악 돋는 경험은 아주 오랜만이군요. 뭐랄까, 참 설명하기 힘든 묘한 영화네요.

- 짝수 시간대라 유니클락에서 원조 멤버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좋군요^^

- 쇠고기 협상 건에 대해선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 MB식 스타일의 일 처리를 매우 싫어하기도 하거니와 사람 자체도 정나미가 떨어지는 터라 매일 뉴스를 보며 머리에서 김을 모락모락 내곤 있는데... '탄핵'이라는 단어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이르면 참 심정이 복잡해집니다. 이게 무슨 이장이나 동네 통장도 아니고, 일국의 대통령에 대해 연달아 탄핵이 거론된다는 사실 자체가 참 뭐랄까. 이래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막상 후속 뉴스들 나오는 걸 보면 불을 끄긴 커녕 아주 작정하고 기름을 끼얹는 듯한 느낌마저 들어서 쓴웃음이 다 나옵니다. 성질급한 국민들 책임이라 하기엔 너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많았으니 이건 탄핵이 거론될 정도까지 상황을 악화시킨 누구 탓이라고밖엔 할 말이 없군요. 와아, 어디서 많이 듣던 표현이예요.

- 어린이날입니다. 어른이 돼 갖고 과연 어린이들을 위해 뭘 남겨줬나 생각하면 참 안타깝고 부끄러운 마음입니다만, 요즘 조카를 보면서 '아이는 가정의 등불'이라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희망이란 게 다른 게 아니죠. 의외로 가까이 있어요.^^
by EST_ | 2008/05/05 02:56 | 오늘의 잡상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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